화제의 인물 – 변재경 국제로타리 3740지구 총재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충남·북 최초의 여성 총재로 취임하게 돼 더없는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저를 통해 모든 여성 로타리안들의 능력이 평가될 수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도 큽니다. 그렇지만 많은 로타리안들이 자신의 일처럼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셔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더욱 많은 후배 여성들에게 길을 열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국제로타리 3740지구(충북)가 28년 역사상 첫 여성 총재를 냈다. 변재경(61·사진) 충북대 체육교육과 교수가 그 주인공. 여성 로타리안들이 전체의 20%에 불과한 조직 내에서, 견고한 유리천장을 부수고 ‘충청권 최초 여성 총재’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지난달 25일 충북대 개신문화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임기에 들어간 그는 로타리의 조직 강화를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최근 지구 내 74개 클럽의 이·취임식을 모두 마치고 잠시 가쁜 숨을 고르고 있는 변 총재를 지난 19일 만났다.

충북도내 12개 지구, 74개 클럽, 3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제로타리 3740지구를 이끌게 된 변 총재는 “지지해 주신 로타리안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인복이 많은 편이라 훌륭한 로타리안들로 12지역 대표를 구성했고 사무총장을 비롯한 중요한 직책을 수행할 위원장단, 사무국요원으로 조직을 구성해 순탄하게 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200여개 국가에 120만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국제로타리는 1905년 미국 시카고 변호사이던 폴 해리스에 의해 창설된 세계 최초 민간 봉사단체다. 전 세계에 걸친 자원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세계 평화 증진, 질병 퇴치, 깨끗한 물 공급, 모자보건 향상, 교육 지원, 지역경제 개발을 위한 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1979년 필리핀 아동 600만명을 대상으로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실시하기 시작해 끊임없이 노력해 1988년 125개국이던 소아마비 발병국 수를 2012년 3개국으로 감소시키는 데 크게 일조하기도 했다.

변 총재는 충남·북 최초 여성클럽인 청주 한벌로타리클럽의 창립멤버로 26년 전 로타리안으로서의 길에 첫 발을 내디뎠다. 한벌로타리클럽은 해마다 교도소에 수감된 청소년들을 위한 사랑의 송편 빚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태국의 초등학교에 정수기를 설치하는 사업을 실시해 현지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와 같은 활동으로 2013년에는 지구에서 최우수클럽으로 선정됐다. 변 총재는 로타리 내에서도 모범적인 클럽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 클럽에서 회장을 역임하는 등 26년 간 활동하며 자리를 지켜왔다.

또한 국제로타리 3740지구 GSE단장, 재단장학생위원회 위원장, RALA위원장, 여성연수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조직 안에서 역할을 단단히 해 왔다. 모교인 충북대와 청주여고에 각각 봉사동아리인 로타랙트와 인터랙트를 창립하기도 했다.

그는 로타리를 ‘돈 많은 사람들의 친목단체‘로 보는 일부의 선입견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변 총재는 “로타리가 비대해지면서 이를 수단으로 삼아 입신양명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며 “자신의 기부 행위를 자기 과시의 기회로 삼고 자신만이 정의의 사도인 것처럼 행동하는 위선적인 로타리안들이 생겨나면서 진정으로 봉사하고 소리 없이 선행을 베풀고자 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오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부금은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내 능력이 되는 한에서, 내 지갑이 허락하는 한 내놓으면 되는 것”이라며 “교수로만 살았으면 세상을 좁게만 살았을 텐데 로타리 활동을 통해 세상이 넓다는 것을 알게 되고 삶의 폭을 확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변 총재는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성공한 커리어우먼이기도 하다. 그는 이종환 군산대 영문학과 교수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딸 승희씨는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보건학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CDC(질병관리본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아들 한길씨는 미국 템플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컨설팅회사 GSI를 설립, CEO로 활동하고 있다.

1년 간의 임기 동안 변 총재는 3740지구가 이름에 걸맞은 국제로타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또한 신입 회원 증가를 위해 애쓰기보다는 기존 회원들의 탈회율을 최소화해 진정으로 봉사를 행복하게 느끼는 이들이 많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재단의 목표나 회원 증강의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지 않겠습니다. 지나친 경쟁이 로타리를 병들게 하고 분열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는 ‘One Step More’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갖고 모든 분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한 계단 더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지구와 지역에는 여러 가지 다른 목소리와 다양한 주장들이 존재합니다. 제가 총재로 재임하는 동안 이런 여러 가지 목소리를 하나의 아름다운 선율로 풀어내는 3740지구 오케스트라의 명지휘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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