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대만을 공포에 떨게 한 미스터리 괴담

(연합뉴스)대만에서는 등산할 때 다른 사람의 이름 전체를 부르거나 앞사람의 어깨를 치는 행위는 금기시된다고 한다.

이는 ‘빨간 옷 소녀’가 이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영혼을 빼앗긴다는 미신에서 비롯됐다.

영화 ‘마신자: 빨간 옷 소녀의 저주’는 20년간 대만을 공포에 떨게 한 바로 이 ‘빨간 옷 소녀’ 괴담을 소재로 한 공포 영화다.

부동산 중개회사에 다니는 허쯔웨이(황화)가 5년간 사귀던 여자친구 션이쥔(허위녕)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날 허쯔웨이의 할머니가 갑자기 사라진다.

다음날 한동한 실종됐던 할머니의 친구가 나타나 허쯔웨이에게 ‘미안하다’며 연방 사과한다. 불길한 느낌에 허쯔웨이는 할머니를 찾기 시작한다.

이어 허쯔웨이도 사라지고 대신 그의 할머니가 발견된다. 어딘가에 홀린 듯한 할머니는 션이쥔에게 ‘내가 허쯔웨이의 이름을 불렀어’라고 말하며 자책한다.

션이쥔은 남자친구 허쯔웨이를 찾으려고 수소문하다 최근 벌어진 실종 사건이 ‘빨간 옷 소녀’ 괴담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빨간 옷 소녀’ 괴담은 1998년 대만 타이중 지역에서 원인불명으로 숨진 일가족이 남긴 카메라에서 시작됐다.

카메라에 찍힌 영상에는 등산하는 일행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서 ‘빨간 옷 소녀’가 등장하는데 함께 여행한 그 누구도 이 소녀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영상은 전문가들에 의해 조작된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빨간 옷 소녀’를 둘러싼 논란은 거세게 일었다.

게다가 이 영상을 TV 매체에 전달한 사람이 의문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빨간 옷 소녀’에 대한 공포가 대만 전역으로 퍼지게 됐다.

이후 2014년 8월에 실종됐다가 발견된 80대 여성이 “빨간 옷을 입은 소녀가 빨간 우산을 쓰고 날 데리고 갔다”고 증언해 ‘빨간 옷 소녀’ 괴담이 다시 한번 인구에 회자됐다.

영화는 다양한 CG(컴퓨터그래픽)와 특수효과를 동원해 이 괴담을 괴기스럽게 스크린에 구현하는 데에 성공한다.

단, 괴담이 대만에 국한해 뿌리내린 탓에 맥락에서 벗어나 있는 한국 관객에게는 공포감이 반감되는 단점이 있다.

2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9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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