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10.7%에 비해 나아졌지만 시장간 편차 여전히 커
영세상인회 0%부터 사정 나은 곳은 80%까지 천차만별 …
관할 행정당국 낙후된 전통시장에 대한 정책적 배려 필요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청주지역 전통시장들의 평균 화재보험가입률이 여전히 전체 상인수의 절반을 넘지 못하는 30%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 평균 보험 가입률 10.7%에 비해 훨씬 나아지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화재에 취약한 낙후된 전통시장일 수록 가입률이 제로(0%)에 가까워 관계당국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21일 청주시전통시장상인연합회와 지역보험사에 따르면 15개 지역 전통시장의 화재보험 가입률은 0%부터 80%까지 편차가 커 평균 30% 안팎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화재에 취약한 노후건물이나 불에 잘 타는 소재로 지어진 목재, 스티로폼 판넬 상가 등에 입주한 영세 상인일 수록 매월 납입해야 할 보험금이 부담돼 화재보험 가입을 꺼리고 있는 점이다.

그나마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선정되면서 새롭게 정비된 청주 육거리종합시장(80%)이나 관광진흥형시장인 청주북부시장(40%), 사창시장(70%), 원마루시장(76%) 등은 가입률이 평균을 웃돌았다.

하지만 재개발·재건축 예정지인 청주 복대시장이나 중앙시장 등은 0%이고 나머지 전통시장들도 20%를 넘지 못했다. 여기에 개인 가입자들을 포함해도 평균 30∼40% 안팎에 머물러 절반을 넘기지 못했다.

이는 3년 전 청주시의 전수조사에서 전체상인 2900여명 중 10.7%에 이르는 292명만 보험에 가입했던 것과 비교해 나아진 수치이긴 하지만 여전히 화재에 취약한 영세상인 점포일수록 보험 가입률이 떨어졌다.

화재보험은 신규 가입자의 건축물 대장상 면적과 업종, 건축자재, 주변상가 업종, 소방도로와 소화전 유무에 따라 월 납입액이 달라진다.

3년 전보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등에서 전통시장 보험 상품을 따로 내 놓아 사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시장점포마다 건축자재에 따라 1∼4급으로 나뉘어져 월 납입액과 소모성 또는 보장성 여부가 다르게 결정된다.

1급은 철근콘크리트 건물, 2급은 철근콘크리트와 판넬이 섞인 혼합 건축물, 3급은 샌드위치 판넬, 4급은 목재로 놓고 보험료 월 납입액 견적가가 달라진다.

1급의 월 납입액은 3만∼4만원 대로 비교적 적고 약정 만기일이 되면 70∼80%를 되돌려 받을 수 있는 보장성이다.

반면에 4급일 경우 월 보험료 납입액은 10만원 가까이로 높아지는 대신 약정만기일에 찾아갈 수 있는 돈은 20∼30%에 불과하다. 이는 보험사들이 손해율을 감안해 견적가를 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사정이 이렇자 청주시는 약 200만원 상당의 소화기 99개를 일괄 매입해 화재에 취약한 전통시장에 배치하고 정기적으로 안전관리실태를 점검하고 있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건축주가 보험에 가입해도 정작 영세 점포상인은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운 사정이라 화재가 발생하면 소실된 상품으로 인한 피해뿐만 아니라 보험사의 구상권 청구로 이중고를 겪게 되면서 결국은 빚더미에 앉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6월 26일 오후 8시 5분께 청주시 사창동 사창시장 입구의 3층짜리 건물 2층 공방에서 화재가 발생해 240여㎡와 집기 등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1억500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이 건물은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정작 임차인인 공방주인은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큰 피해를 입게 됐다.

청주지역 한 상인회장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가입을 권유하고 있지만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영세상인의 경우 가입자체가 부담이 된다”며 “행정당국의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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