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택 중원대교수

▲ 김 택 중원대교수

독일 출신 미국사회학자 막스베버는 관료제를 전문화된 조직이라고 말하면서 법규와 문서주의로 조직의 행정능률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았다. 관료제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21세기 행정은 양적 물적 팽창으로 입법 행정 사법이라는 기존의3권 분립 사상을 저해하고 관료가 지배하는 이른바 행정 국가화하고 있을 정도로 한쪽으로 비대해 지는 문제를 노정하고 있다.
그런데 관료제는 그 법규의 힘을 빙자해 규제와 허가라는 막강한 힘을 이용하기 때문에 부패와 비리를 창출한다. 마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공장에서 생산품을 만들면 매연과 공해를 배출하듯이 관료제도 레드테이프 현상을 통해 병리현상을 가져오게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 공직자들의 일탈과 부패 막말이 도를 넘고 있고 국민적 비난이 심각하다. 개발도상국가에서 단기간의 압축 성장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였고 그 이면에는 그래도 행정 관료들의 역할이 매우컷다고 본다. 사실 발전의 엘리트로서 관료들의 자부심은 대단하였다. 그러난 이런 엘리트들의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으로 인하여 국민의 인식과는 상당하게  괴리를 드러내게 되었고 민도의 수준은 올랐지만 이들의 의식은 아직도 권위주의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관료제도의 견고함, 권위주의, 조직계층제로 끼리끼리 나눠먹고 안하무인격인 습성이나 태도, 비윤리의식, 공직가치 능력의 부족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민간의 고용사정이 나빠지는 상황에서  아마도 공직이라는 것이 안정적인 직장,  샐러리맨으로 적당주의, 직장 퇴직 후의 연금혜택이라는 보신주의 의식이 팽배하고 있다. 요즘 대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직장 일 순위가 공무원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애국심보다는 안정과 노후 대비 때문에 응시자가 높을 것이다. 적성이나 열정보다는 단순히 안정희구족이 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잘못된 현상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공직은 시대착오적 부산물이 아니다. 시대가 바뀐다 해도 국가와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 공직자 가치, 애국심은 변해서도 안 된다. 공직자들의 일탈이나 비리현상이 어제 오늘이 아니지만 요즘 심각하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한 교육부 간부는 “국민은 개 돼지이고 신분제를 공공히 해야 한다”는 망언을 하여 국민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영화의 한 대사를 떠올라 단지 인용한 것이라고 변명했지만 파면당하고 말았다. 교육부 전체직원들도 국민들 얼굴보기가 말이 아닐 것이다. 교육부 간부만이 아니다. 사법정의를 추구해야 할 검찰감부들의 비리는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검사장을 역임한 두 명의 검찰간부가 구속되었는데 요인은 정의보다는 돈을 좋아한 게 문제였다. 검사는 곁불을 쫴서도 안 된다. 오로지 추상같은 엄정함, 사회의 적폐를 정의의 칼로 도려내고 휘둘러야 한다. 그래야 검찰의 기개와 명예를 간직할 수 있다. 경찰도 마찬가지다. 공공의 안전과 치안유지의 파수꾼이 되어야 하는데 경찰부패는 봇물 터지듯 넘쳐흐르고 있다. 진흙탕의 몇몇 미꾸라지처럼 휘젓고 다닌다. 여고생을 성폭행하거나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도 했다고 한다. 돈을 받는 것은 이미 고전적 수법이다. 이제 국민은 단호하게 묻고 싶다. 국가가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공직자 윤리를 제고 할 것인가?
첫째, 공직가치와 윤리를 제고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의 간헐적인 청렴교육으로는 어림없다. 청렴교육이 잠시 스쳐 지나가는 일회성교육으로 생각하는 공직자가 대다수인 현실에서 교육훈련제도를 고쳐 공직정신과 가치를 바꾸도록 해야 한다. 공직정신과 도덕성, 윤리적 가치를 개조해야 한다. 공직은 행정업무 기술보다는 공직정신이 중요하다. 정신교육을 강화하여 공복정신을 체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 공무원시험제도를 개편해야 한다. 지금의 필기성적위주로는 윤리적 가치를 가진 인재를 선발하기 어렵다. 면접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3분에서 5분 많아야 20분정도로 어떻게 도덕적 품성을 알겠는가. 하루가 아니라 며칠 동안의 면접을 보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고교나 대학교수의 추천을 통한 인재선발 등도 고려해야 한다. 셋째, 변화와 혁신의 공직자상을 만들어야 한다. 공직자의 상층부부터 변화해야 한다. 윗물이 썩었는데 깨끗한 아랫물을 기대할 수 없다. 새로운 반부패문화 청렴문화가 넘쳐흐르도록 공직환경을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탕평책이나 인적교체가 필요하다. 보직이 없는 사람은 대기발령을 통해 재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넷째, 법과 제도를 바꿔 공무원도 계약제를 실시해야 한다. 지금의 60세 정년보장이나 연금혜택 등은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다. 5년마다 업적이나 성과평가를 통하여 그들의 자질을 평가해야 한다. 평가점수가 우수한 사람만 정년을 보장받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무원연금도 국민연금과 통합하여 더 이상 안정을 추구하는 인식을 버려야 할 것이다. 공직이 아름다우려면 공직자들이 아름다워야 한다. 그 아름다움의 기준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이고 국가에  무한 헌신이다. 무명의 헌신으로 묵묵히 일해야만 땅에 떨어진 공직윤리를 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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