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쇼미더머니 5’ 출연

“이른 탈락 아쉽지만 인정

비와이는 인상적인 래퍼”

“목소리가 탐나네요. 오늘 가장 좋았던 래퍼는 플로우식이었어요.”

엠넷 ‘쇼미더머니 5’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예선에서 특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현지 유명 프로듀서 팀발랜드는 플로우식(본명 박대식·31)의 무대에 이같이 극찬했다.

이 예선 참가 래퍼들도 “너무 잘하는데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다.

그만큼 플로우식의 랩은 독보적인 면이 있다. 음색은 낮고 음산하며 남성미가 강하다. 랩 플로우(흐름)도 수려하고 속도감 있는 래핑에도 능하다.

‘쇼미더머니 5’ 출연자 중 일찌감치 최강 실력자로 꼽힌 그는 그러나 예상치 못한 탈락을 했다. 도끼-더콰이엇 프로듀서 팀원이던 그는 자이언티-쿠시 팀의 래퍼 서출구와 대결한 본선 1차 공연에서 패했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그는 “처음엔 심사위원으로 나가고 싶었다”고 웃으며 “그런데 내가 부모님 나라에서 제대로 랩을 보여준 적이 없더라. 뿌리가 한국이니 한국말로 한국 관객들 앞에서 랩을 하는 게 꿈이었다. 자존심을 버리고 출연하니 인기가 올라갔다”고 말했다.

2010년 솔리드 출신 프로듀서 정재윤과 인연이 돼 한국으로 건너온 그는 미국 뉴욕 태생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도 한글 랩 가사 전달력이 아쉽다는 지적을 받았다. 개그맨 유세윤이 그의 랩을 흉내 낸 패러디 영상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한국말이 걱정이었어요. 영어로 랩 가사를 써서 영한사전을 찾아가며 한글로 바꿨죠. ‘우물 안 개구리’ 등 관련 속담도 찾아보며 한국 문화를 배우니 시간이 좀 걸려도 가사를 쓸 수 있게 됐어요. 제게 한국어 랩을 멋있게 하는 건 도전이었고 출연 내내 트레이닝이라고 생각했어요.”

예상보다 이른 탈락에 아쉬움도 컸을 터. 그는 당시 무대에서 친형의 이야기를 꺼내며 감동적인 랩을 소화했다.

그는 “랩은 내가 서출구보다 더 잘했다”고 웃으며 “대신 서출구의 무대는 자이언티의 노래가 멋있고 연출이 좋았다”고 말했다.

직접 부딪혀 본 한국 래퍼들의 실력도 대단했다고 한다. 가장 인상적인 래퍼로는 우승자 비와이를 꼽았다.

“다들 정말 잘해요. 그중 비와이는 진정 음악에 빠져있는 동생이었죠. 열정이 대단했어요. 저도 다른 건 신경 안 쓰고 음악이 ‘넘버원’이어서, 또 비와이처럼 크리스천이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그에게 힙합의 매력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걸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남의 눈치 안 보고 제가 인간적으로 누구인지 보여줄 수 있죠. 저의 생각과 하고 싶은 것들을 힙합 안에서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요.”

한국 생활 6년 만에 얼굴과 이름을 알린 그는 “마음고생을 해야 곡도 잘 나온다”며 “한국에서 인정받은 게 꿈만 같다. 이민자인 부모님도 깜짝 놀라고 좋아하신다”고 웃었다.

소속사는 없지만 앞으로 한국 래퍼들과 여러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K-힙합이 세계적이라는 걸 알리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자신의 싱글 곡도 준비 중이며 “다양한 장르 안에서 멋있게 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도 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