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다사하다(X)/다사스럽다(O)

평소 어떤 일을 할 때 유난히 바빠 보이거나, 보기에 쓸데없는 일에 간섭을 잘하는 사람에게 ‘다사스럽게 남의 일에 신경 쓰지 마라.’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다사스럽다’는 ‘보기에 바쁜 데가 있다.’, 또한 ‘보기에 쓸데없는 일에 간섭을 잘하는 데가 있다.’의 의미로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다사스럽다’와 ‘다사하다’를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다사하다’는 ‘일이 많다’라는 뜻이 있는 형용사로 한 해가 끝날 때 ‘다사했던 한 해가 지나갔다.’와 같이 사용하며 ‘다사스럽다’와는 다른 의미로 사용해야 하는 단어이다.

또한 ‘다사하다’는『표준국어대사전』에서 북한어로 설명하고 있고 ‘쓸데없이 말수가 많다.’라는 의미로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예를 들면 ‘입이 다사하다’, ‘잠을 깬 참새들이 다사하게 재재거렸다.’ 등과 같이 쓰인다.

표준어 규정 제25항은 ‘의미가 똑같은 형태가 몇 가지 있을 경우, 그 중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이면, 그 단어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다사하다’는 버리고 ‘다사스럽다’만을 표준어로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낯빛(O)/낯색(X)

환절기에 가장 쉽게 걸리는 질병은 감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어린아이나 노약자는 보통의 성인에 비해 체력이 약하기 때문에 조그마한 병에도 얼굴빛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때, 얼굴의 빛깔이나 기색이 안 좋을 때 ‘낯색이 어둡다.’라고 표현하는데, ‘낯색’은 ‘낯빛’으로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표준어 규정 제21항은 “고유어 계열의 단어가 널리 쓰이고 그에 대응되는 한자어 계열의 단어가 용도를 잃게 된 것은, 고유어 계열의 단어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고유어 계열의 단어가 한자어 보다 우리의 생활에서 더욱 자연스러운 국어로 여겨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자어 단어인 ‘낯색(-色(색))’보다는 고유어인 ‘낯빛’을 널리 쓰도록 규정한 것이다.

같은 예로 ‘건빨래’, ‘식소라’ 등은 ‘마른 빨래’, ‘밥소라’ 등으로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청주대 국어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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