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렌즈 제조업체서 가스형태 누출…금산 ‘불산’ 새

(세종=동양일보 임규모 기자) 세종시와 충남지역에서 잇단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26일 오전 7시 56분께 세종시 부강면 산업단지 내 한 렌즈 소재 제조업체서 ‘티오비스’라는 화학물질이 가스 형태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이 공장 근로자 2명과 인근 공장 근로자 16명 등 모두 18명이 구토와 어지러움 등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저온 창고에 보관 중이던 200ℓ드럼통 8개 가운데 1개에서 티오비스 200ℓ가 유출되면서 일어났다.

드럼통을 별도의 저온 창고로 옮기는 과정에서 또 다른 1개의 드럼통에서 티오비스 100ℓ가 누출돼 모두 300ℓ가 흘러나왔다.

티오비스는 단순 화학물질이지만 유출된 후 보인 이상 반응으로 황화수소가 나오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유해화학물질인 황화수소는 흡입하면 구토·어지러움·호흡곤란·메스꺼움 등의 증세를 보인다.

또 반경 250m 인근에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산업단지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등 모두 100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지난달 4일 오후 6시 35분께는 충남 금산군 군북면 조정리 반도체용 화학제품 제조업체 램테크놀러지에서 불산(순도 49∼55%) 100㎏이 누출됐다.

사고 당일 인근 주민 14명이 구토와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았고, 하루 뒤인 5일에도 주민 3명이 병원을 찾았다.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추가 피해 신고도 이어졌다.

경찰은 시설 점검 소홀로 불산 유출 사고를 유발해 주민들을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상)로 업체 대표 A(55)씨 등 6명을 최근 불구속 입건했다.

이 공장에서는 앞서 2013년 7월과 2014년 1월에도 불산이 하천에 유출돼 물고기 수천 마리가 죽었고 2014년 8월에는 불산 3∼7㎏이 새 나와 공장 근로자 4명과 주민 3명이 구토와 어지럼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 밖에도 2014년 8월 31일 충남 홍성 한 공장에서 무수초산 가스가 새 나와 직원 등 6명이 치료를 받았고 2013년 5월에는 충남 당진 한 공장에서 아르곤 가스가 누출돼 5명이 숨지기도 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당시 금산 불산 유출 사고에 대해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불산 누출 사고에 크게 우려를 표한다”며 “맹독성 화학물질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특별 조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화학물질 유출 등에 대비한 매뉴얼을 만들 때 유관 행정기관이 모두 참여해 만들고 체계적인 점검, 훈련 등으로 신속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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