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여성인력개발센터서 반짝 프리마켓 개최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지난 26일 오전 청주YWCA여성인력개발센터. 매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분주한 이곳에 이날 단 하루 프리마켓이 섰다. 하늘하늘 나비가 앉은 듯한 파스텔톤 머리핀이 3500원, 오동통한 볼이 매력적인 곰인형은 5000원, 설거지할 때 마다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손뜨개 수세미는 2000원… 저렴한 가격에 프리마켓을 찾은 이들의 지갑이 바쁘게 열렸다.

이날 이곳에서는 머리띠, 머리핀 등 리본 공예 제품부터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양말 인형, 휴가철에 제격인 선글라스까지 다양한 제품이 판매됐다. 판매자들은 다름 아닌 청주여성인력개발센터가 진행한 ‘도전하자! 주말창업’ 프로그램의 수강생들이었다. 수료식을 가진 이날 마지막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반짝 프리마켓’을 연 것이다.

청주여성인력개발센터는 ‘2016 평생학습 우수프로그램’으로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매주 화·목요일마다 하루 3시간씩 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이 공예 관련 교육을 통해 소규모 창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었다. 수강생들은 천연비누, 머리핀, 브로치, 팔찌, 소이 캔들, 석고 방향제 등 프리마켓이나 야시장, 바자회 등에서 쉽게 판매할 수 있는 수공예품 제작 기술을 익히고 제품 사진 촬영법, 홍보지 제작, SNS, 블로그 등을 활용한 마케팅 등에 대해 배우며 실제로 창업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습득했다.

박민숙 간사는 “경력단절여성이나 투잡을 원하는 직장인들이 주말을 이용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교육 과정을 열게 됐다”며 “수강생 25명 중 임신, 이사, 취업 등으로 중도 포기한 수강생 5명을 제외하고 20명이 수료했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의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50대 후반까지 다양했지만 이들은 모두 육아와 가사로 인해 일반적인 근로형태의 직장에는 취업이 어려운 경력단절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23일 창업인으로서의 첫 데뷔전을 치렀다. 직접 거리로 나서 자신들의 물건을 판매해 본 것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청주 성안길 차없는 거리에서 열리는 ‘가로수길 프리마켓’이 그 무대였다.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했지만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을 발견한 시간이었다.

수강생 윤영란(59·청주시 산남동)씨는 “프리마켓을 열기 위해 일주일 내내 준비했는데 반응이 좋은 것 같아 다행”이라며 “이번 교육을 받으며 주부들도 뭔가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삶의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료식을 마지막으로 전 프로그램 일정이 끝났지만 수강생들은 자체적으로 소모임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만남을 갖고 창업에 대한 의지를 다져가려 한다. 또 센터 3층 로비에서 매주 1회 손수레를 이용한 점포를 연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수강생 최수미(47·청주시 용암동)씨는 “혼자 창업을 한다는 것이 아직은 어려울 것 같다. 여럿이 함께 힘을 합쳐 할 수 있도록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며 “초보자 티가 나는 미숙한 작품들이지만 더 열심히 배우고 노력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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