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선(동양일보 상임이사)

▲ 유영선(동양일보 상임이사)

또 GO 파문인가.
‘고’ 또는 ‘지오’로 불리는 GO의 행진이 연이어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알파GO’에 이어 출현된지 불과 3주일여 만에 세계를 뒤흔들 정도의 파괴력을 보인 모바일 게임 ‘포켓몬GO’의 얘기다.
포켓몬GO는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사 나이앤틱이 일본의 닌텐도와 손잡고 개발한 위치 기반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게임이다. 출시 하루 만에 모바일 게임 1위에 오르고, 엿새 만에 가입자 2000만 명을 넘는 신기록을 세우는 등 최단 기간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와츠앱 등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벌써 이를 활용한 사업모델이 등장하는 등 발빠른 대응이 나타나고 있지만, 게임으로 인한 사고 등 사회적 문제도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포켓몬GO의 열풍은 외국 만이 아니다. 게임이 정식 출시되지 않은 한국도 난리다.
우리나라는 속초시 등 일부 지역에서 게임이 가능하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수많은 사람이 속초로 몰려들고 있다.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포켓몬 특수’가 생긴 것이다.
도대체 포켓몬GO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포켓몬GO는 상의 이미지를 현실의 이미지와 합성해 보여주는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포켓몬이라는 캐릭터를 적용시킨 게임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화면을 비추면 현실 사진위에 가상의 몬스터가 등장하는데 이때 몬스터볼을 던져 이를 잡는다. 게이머들은 몬스터를 잡기 위해 몬스터 출몰 지역으로 이동해 걷거나 뛰어다닌다. 그러니까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게이머의 실제 위치를 기반 삼아 몬스터가 출현한다는 점이다. 몬스터는 주로 사람이 많이 다니는 장소나 명소에 출현하기 때문에 그곳을 찾게 되고 게이머의 이동거리가 점수로 환산된다. 그동안의 게임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거나 스마트폰에서 손가락만 움직이며 즐기던 것과 달리 포켓몬GO는 집밖으로 나가 거리를 걸으면서 하는 게임이라는 것이 과거의 게임들과 크게 다른 것이다.
포켓몬GO 개발자 존 한케는 개발 동기에 대해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와 다른 이들과 어울릴 만한 동기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덕에 포켓몬GO 이용자는 실내에서 나와 여행을 하거나 명소를 방문하고 사람을 만나며 게임을 즐기게 되는 것이다. 
증강현실 게임이 포켓몬GO가 처음은 아니다.
오래전부터 각국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고, 우리나라도 스마트폰이 출현하던 무렵, 비슷한 게임이 있었다. KT가 ‘올레 캐치캐치’라는 마케팅 플랫폼을 내놓은 적이 있었다. 당시 이 앱은 사용자 120만 명을 확보하고, 100억원 상당의 쿠폰을 배포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보였으나, 시나브로 사용자가 줄면서 서비스를 종료하고 말았다.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시 정부가 게임에 대한 이해가 조금만 더 있거나, KT가 데이터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면 어쩌면 지금쯤 우리도 세계적인 게임을 내놓았을 지도 모른다.
I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의 현재 기술력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나라의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 기술력은 최고국 수준 대비 83% 정도로, 이 수준은 거의 선도국가 수준에 이른다. 그러나 기술이 개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거나 사업화 하는 힘이 미약하기 때문에 포켓몬GO 같은 서비스개발에 뒤진 것이다.
포켓몬GO 출시 3주를 맞은 현재, 국내는 포켓몬GO가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지만 이미 포켓몬GO를 설치한 모바일 기기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속초 외에 부산 일부와, 여수 거문도에서도 포켓몬이 출현한다는 소식에 게이머들이 흥분하고 있다. 국내 출시 여부를 가릴 결정은 다음달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국외 지도 데이터 반출 신청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결론을 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도 반출 신청이란 한국의 정밀 지도를 미국 등 국외로 가져가고 싶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남북대치라는 안보 상황 때문에 지도 반출 규제가 매우 까다로운 나라다. 군 시설 등 안보와 연관된 내용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8개 부처로 구성된 ‘지도국외반출협의체’가 의견을 정리할 것이다. 포켓몬고의 국내 출시여부도 관심이지만, 차제에 우리나라도 게임강국답게 서비스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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