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폭염으로 인한 사고가 우려된다.
충북 영동은 1주일째 섭씨 35 안팎의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충북에서 가장 뜨거운 여름을 맞고 있다. 7월의 마지막 주말인 31일 충청 등 전국에서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공주의 최고기온이 35.4도, 대전 34.7도, 금산 34.4도, 부여 34.3도, 충주 34.0도, 청주·추풍령 33.8도, 보은 33.4도, 천안 32.8도, 서산 32.4도 등 충청지역 대부분의 지역이 33도 안팎의 뜨거운 날씨를 보였다.
대전과 세종, 충북 영동, 충남 공주는 폭염경보가 내려졌으며 그 밖의 충청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폭염경보는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주의보는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날 전국에서 폭염특보가 발효되지 않은 지역은 강원과 경북 일부지역 뿐이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달 23일 충북 영동군 영동읍 부용리와 양산면 가곡리의 낮 최고기온이 35.2도를 기록한 이래 이틀 뒤인 25일 35.3도로 올해 충북도내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이후에도 33.7~34.8도로 1주일 내내 도내에서 가장 뜨거웠다. 영동지역 찜통더위는 고기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소백산맥을 넘으면서 뜨거운 열기로 변하는 ‘푄현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안전처는 31일 ‘폭염특보가 발령됐을 때는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고 물놀이 안전 등에 유의해야 한다’며 ‘노약자들은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폭염이 계속되면 물놀이 사고와 정전, 열사병 등 온열 질환, 휴가철 나들이 차량 급증에 따른 교통사고 등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노인과 어린이 등 더위에 취약한 계층의 안전 문제다. 지난 달 29일에는 광주시에서 유치원 통학버스에 혼자 남겨진 4세 어린이가 8시간이나 방치돼 있다가 뒤늦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다. 유치원의 인솔교사나 통학버스 운전기사, 유치원 원장 가운데 누구도 버스 안에 어린이가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가 있을 때마다 매뉴얼을 재정비하고 관련자 처벌을 강화하는 등 대책이 마련됐지만, 이 찜통더위 속에 어린이가 혼자 남아 있는데도 일과가 끝날 때까지 관계자들 가운데 아무도 몰랐다는 데는 어이가 없을 뿐이다.
어린이 안전에는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지만 요즘 같은 폭염 속에서 어린이가 방치되는 것은 바로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특히 주거환경이 취약하고 냉방기기 이용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취약계층의 노인들 역시 온열질환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 25일 경남 남해군에서 90대 할머니가, 18일에는 광주 북구에서 80대 할머니가 각각 밭일을 하다 열사병으로 숨지는 등 전국 곳곳에서 온열질환으로 쓰러지는 노인이 잇따르고 있다.
찜통더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10일까지 평균 최저기온은 23∼26도, 최고기온은 29∼34도로, 전국적으로 열대야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한낮에는 무더울 것’이라고 예보했다.
더위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이상의 인명 피해가 없도록 정부 관계부처와 각 지자체는 물론 사회단체들과 지역사회가 취약계층의 안전을 위해 힘을 모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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