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2일부터 테마전

(연합뉴스) 유교문화가 퍼진 조선시대에 널리 사용된 도자 제기(祭器) 111점을 한데 모은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일부터 10월 23일까지 상설전시관 1층 테마전시실에서 조선의 도자 제기를 주제로 한 최초의 전시인 '흙으로 빚은 조선의 제기'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제기는 제례를 지낼 때 사용하는 그릇으로, 예부터 금속을 비롯해 나무, 도자 등으로 제작됐다. 조선시대에는 금속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15세기부터 도자 제기가 많이 만들어졌고, 도자 제기는 예(禮)의 상징이자 예술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전시는 3부로 구성되며, 조선의 도자 제기를 연대순으로 전기(15∼16세기 중반), 중기(16세기 후반∼17세기), 후기(18∼19세기)로 나눠 보여준다. 처음에는 금속 제기나 목제 제기를 본떠 만들어졌던 도자 제기가 점차 독특한 양식으로 발전해 가는 양상을 조명한다.

제1부는 도자 제기가 금속 제기를 대체하기 시작한 시기의 유물을 살핀다. 제기의 제작 교본인 제기도설(祭器圖說)에 나오는 금속 제기를 모방해 만든 상감분청사기 제기와 백자 제기 등이 전시된다.

특히 15세기 전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금눈(黃目) 구름무늬 준(尊, 술이나 물을 담는 그릇) 모양 제기'와 '연꽃무늬 조(俎, 고기를 얹는 그릇)'는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제2부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향촌사회에서 제사가 성행하면서 제작된 백자 제기에 초점을 맞춘다.

당시의 백자 제기는 장식이 과감하게 생략돼 문양이 점차 단순해졌으며, 삼각형이나 반원형 무늬를 파낸 굽과 세로 톱니무늬 장식이 특징이었다.

마지막 제3부에서는 비례가 아름답고 정결한 백색을 띠는 백자 제기들이 선보인다. 이 시기의 제기들은 굽이 높은 점이 특색으로, 청화(靑花) 기법으로 '제'(祭) 자를 새겨 넣기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조선의 도자 제기는 모방에서 출발해 점차 독창적인 면모를 띠다가 새로운 형태의 예술품이 됐다"며 "도자 제기는 연구가 부족한 상황인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심도 있는 연구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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