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경영난에 체납세금·회원이탈까지 3중고
그린피 대납 문화 편법·음성적 탈세우려 시각도
청주 고가 한정식집 1인분 1만원 메뉴 개발도
한우·굴비 소포장·견과류 등 저렴한 선물 인기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오는 9월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에 들어가면 접대문화의 변화에 따른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또 선물과 회식문화의 신풍속도도 불가피해졌다.

이는 충북지역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이 이번 추석(9.15)이 김영란법 시행 시기(9.28)를 빗겨 가는데도 내년 설(1.28.)에 대한 예행연습으로 명절 선물의 70%를 5만원 미만으로 준비하고 고가의 한우 및 굴비 등 농·축·수산 선물 세트를 소량 포장 등으로 가격대를 낮추는 움직임과도 일맥상통한다. ▶1일자 2면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내 37곳의 골프장 대부분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체납세금이 145억여원(7곳)에 이르는 상황에서 다음달 김영란법까지 시행에 들어가면 골프장 내장객 수가 급감해 경영난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란법의 접대비 상한액인 3만(음식)·5만(선물)·10만(경조사비)원 이하 규정에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그린피 등 현행 골프장 이용비용을 모두 합치면 1인당 15만∼30만원 정도로 접대비 상한액을 훌쩍 넘기게 된다.

도내 골프장들이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골프장 회원 대우를 제대로 해 줄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충북 북부권의 한 회원제 골프장은 김영란법 시행 시기를 앞두고 대중제 전환을 고민하며 회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원제 골프장은 경기도에 테라스 아파트를 건립하면서 분양자들에게 골프장 회원권을 줘 화제가 되기도 했던 곳이다.

충주의 한 회원제 골프장도 김영란법 시행이 골프업계의 침체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영난 타개를 위해 장기적으로 대중제 골프장 전환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의 한 유명 골프장은 평소 20∼30일 전 주말 부킹이 100% 이뤄졌으나 김영란법의 합헌 결정 이후 20∼30%가량 부킹 여유분이 남아 있다.

경북의 한 회원제 골프장도 평소 주말에는 부킹 취소가 없는데 최근 1∼2팀씩 예약 취소가 생기자 벌써부터 김영란법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경남지역 18개 대중제골프장은 주중, 주말 그린피를 할인하고 시간대별로 나눠 가격 할인으로 손님을 끌고 있고, 일부 골프장은 주말, 공휴일 3부제 운영에 들어갔다.

청주에서 1인분에 최고 8만5000원 상당의 한우 꽃등심 정식 코스를 판매하고 있는 한 한정식집은 관련법 시행 시기가 아직 남아 있어 관망하고 있지만 매출에 어느 정도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책을 고민중에 있다.

청주의 또 다른 한정식집도 비교적 저렴한 1인분에 1만5000원을 받고 있지만 2명 이상의 식대와 술값을 계산할 경우 3만원을 훌쩍 넘길 수 있어 점심특선으로 1만원짜리 굴비정식 메뉴를 대안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미풍양속은 온데간데없고 일본처럼 더치페이 문화가 자리 잡게 되지 않을까 생각 된다”고 말했다.

충북의 한 골프장 운영자는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되고 유사성행위란 부작용이 발생한 것처럼 골프 접대문화가 오히려 음성적으로 이뤄져 탈세와 탈법이란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 된다”며 “골프업계가 관련법이 시행되면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관련법을 빗겨갈 수 있는 사람들이 대신 계산하고 되돌려 받는 편법이 만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청주의 한 대형유통매장 관계자는 “한우와 굴비의 고가 선물세트 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견과류나 감자·고구마, 참기름 세트 등이 명절 선물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관련업계가 특수를 누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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