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들썩들썩'…직장인 상황극 웃음 이상의 공감대 형성

(동양일보) 때가 임박했다.

MBC TV 간판 예능 '무한도전'의 인기 특집 '무한상사'가 곧 돌아온다.

'무한상사'는 '무한도전' 출연자들이 직장인으로 등장하는 상황극이다.

올해는 장항준 감독-김은희 작가 부부와 손을 잡으면서 액션 블록버스터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김혜수와 이제훈, 빅뱅 지드래곤, 영화 '곡성'에 출연한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 등 인기 연예인 합류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인터넷은 들썩대고 있다.

'무한상사'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난리들일까.

◇ 사무실 배경 상황극…직장 내 권력관계 예리한 포착
드라마에 '미생'(tvNㆍ2014)이 있다면, 예능에는 '무한상사'가 있다.

'무한상사'는 평범한 직장인이 매일 마주하는 사무실 풍경을 생생히 담아낸다.

무엇보다 캐릭터쇼를 통해 직장 내 권력관계 구조를 예리하면서도 코믹하게 짚어내는 능력이 일품이다.

젊은 나이에 승승장구하는 부장(유재석)과 윗사람은 깍듯이 모시지만 아랫사람은 함부로 대하는 차장(박명수), 눈치 없는 만년 과장(정준하), 매일 비교 당하는 입사 동기(노홍철ㆍ하하) 등은 우리가 현실에서도 익히 본 듯한 인간 군상이다.

평소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유재석이 여기서는 꼬장꼬장하고 '뒤끝' 있는 밉살스러운 상사 캐릭터로 변신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다.

유 부장 뒤에서는 뒷담화를 일삼다가도 앞에서는 "우리들의 우상" "이 시대의 아버지상" "최우수상, 대상, 떼놓은 당상" 등의 찬사를 아무렇지 않게 퍼부어대는 직원들 간 '아부 전쟁'도 빼놓을 수 없다.

연기에 몰입하던 출연자들이 종종 현실의 '무한도전'으로 돌아와 서로 삿대질하거나 울화통을 터뜨리는 등의 '균열'도 크고 작은 재미를 안겨준다.

◇ 웃음 이상의 공감대…이젠 '무한도전' 대표 선수
2011년 5월 봄 야유회 편으로 출발한 '무한상사'는 '무한도전'을 대표하는 특집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 설문조사에서도 '무한상사'는 무인도 특집(2007년 방송)에 이어 시청자가 다시 보고 싶은 특집 2위를 기록했다.

'무한상사'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단순한 웃음 이상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정리해고 칼바람이 닥친 사무실 풍경을 뮤지컬 형식으로 보여준 '무한상사-정리해고 편'이 이를 보여주는 예다.

2013년 4월 8주년 특집으로 방송된 이 콩트에서 10년간 회사를 위해 일했던 정준하 과장은 결국 회사에서 '잘렸다'.

차장 박명수를 향해 "우리 끝까지 함께 하자고 이야기했잖아요. 우리 가족이라며"라고 울먹이는 정 과장 모습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정 과장을 뒤로 한 채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살아남은 것 같다"고 말하는 박 차장 모습은 씁쓸함을 더했다.

당시 '무한도전' 홈페이지에는 방송을 보다 눈물을 쏟았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 3년 만에 돌아온 '2016 무한상사'…"극 자체에 집중"
'무한도전'이 다사다난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무한상사'도 큰 변화를 겪었다.

직장 생활의 고수였던 사원 노홍철과 4년째 인턴이던 길은 자취를 감췄고, 대리 정형돈은 병가 중이다(정형돈은 결국 하차했다). 대신 신입 황광희가 합류했다.

3년 만에 돌아온 '2016 무한상사'는 장항준 감독, 김은희 작가가 출연한 지난 5월 7일 방송을 통해 밑그림을 공개했다.

장르극의 대가인 김 작가는 당시 "'무한상사' 특징은 살리되, 회사원 이야기에서 (나아가)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은 생각"이라면서 "물론 반전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유재석 부장을 비롯해 '무한상사' 캐릭터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15일 공식 시작된 '2016 무한상사' 촬영은 같은 달 31일에 종료됐다.

'무한도전' 측은 6일 연합뉴스에 "기존의 '무한상사'는 시트콤이나 뮤지컬이라든지 기본적으로 개그 틀 내에서 하는 형식이었다면 이번에는 극 자체에 더 집중했다"면서 "규모도 내용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고 소개했다.
유재석도 지난주 '무한도전' 말미에 "여러분이 믿을지 모르겠지만, '2016 무한상사' 촬영하느라 어제 꼬박 6시간 30분을 전력 질주했다"고 귀띔해 기대를 키웠다.

'2016 무한상사' 촬영을 끝낸 김태호 PD와 출연진이 다른 특집을 위해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관계로 정확한 본방송 날짜는 미정이다. TV 방송 전에 온라인에 선공개하겠다는 계획만 확정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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