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교통사고로 악명이 높은 청주 명암~산성도로에서 최근 차량 전도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해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사고는 올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 발생했다.
2009년 개통 이후 이 도로에서는 산성터널~명암타워간 1.7㎞ 구간에서만 40건의 사고가 발생, 2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다. 이 중 절반가량인 19건은 2.5t이상 화물차였고 사망사고 2건도 화물차량 사고였다.
지난 5일 오후 4시50분쯤 명암타워 인근 교차로에서 5t화물트럭이 우회전하다 중심을 잃고 쓰러져 운전자 A(51)씨가 오른팔에 부상을 입었다. 사고당시 화물차에 가득 실려 있던 철근이 도로에 쏟아져 이 일대 교통이 1시간 가량 정체를 빚었다.
앞서 지난 3일 오후 2시 34분쯤 같은 장소에서 B(54)씨가 몰던 8t 카고트럭이 우회전을 하다 전도돼 B씨가 팔에 골절상을 입었다. 화물차에 가득 실려 있던 2ℓ짜리 생수가 모두 도로에 쏟아지면서 이 일대 교통이 한때 마비됐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내려오던 차량이 커브길에서 전도된 것으로 운전자 과실로 인한 게 대부분이다.
당국은 사고가 잇따르자 내리막 구간 미끄럼 방지 시설 설치, 명암타워 앞 우회차로 확장, 급경사·과속위험 대형표지판 설치 등 안전대책을 추진했지만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도 이틀새 사고가 나자 경찰은 2.5t 이상 화물차량의 통행금지(명암타워~산성입구 3.97㎞)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무인단속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교통안전개선대책을 추진했지만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자 차량통행금지라는 극약처방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도로선형 개량 등 근본적인 개선없이 차량통행을 금지하겠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격이다. 특히 4차로를 뚫어 놓고 차량통행을 금지하겠다는 발상은 행정편의주의에 불과하다. 물론 당장의 사고를 막으려면 차량통행금지가 가장 손쉬운 현실적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이 도로에서 사고가 빈번한 것은 도로자체의 결함 때문이다. 산성터널에서 명암타워쪽으로 내려오는 도로는 평균 경사도가 9.8%에 달한다. 토지주와의 보상합의가 안돼 지금의 도로모양이 됐다고는 하나 산성마을 입구로 연결시키려는 욕심이 급경사 도로를 만든 결과를 가져왔다. 애초 용정동~낭성 방향으로 연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도로를 폐쇄시키거나 차량 통행을 금지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 하면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해법은 도로선형을 바꾸는 수 밖에 없다. 산성터널에서 명암타워까지 내려오는 직선의 급경사를 완화시키기 위해선 속리산 말티고개처럼 S자형 굽이굽이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과거 속리산 말티고개나 옛 산성고개길에서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커브가 심하면 운전자는 더 조심하게 돼 있다. 사고를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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