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는 손가락으로 플랫폼 가리키며 침묵…엄윤철 등장에 박수

▲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7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역도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역도 56Kg급 A조 경기를 찾아 북한 엄윤철의 경기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2016.8.8

(동양일보)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역도장을 찾아 북한이 꼽는 엄윤철(25)을 응원했다.

하지만 북한이 금메달 1순위로 꼽은 엄윤철이 룽칭취안(중국)에 밀려 은메달에 그치자, 메달 수여식을 보지 않고 급하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최룡해 부위원장은 8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역도 56㎏급 경기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 센트루 파빌리온 2를 찾았다.

경기는 현지시간 7일 오후 7시에 시작했다.

최룡해 부위원장은 오후 6시 30분께 파빌리온 2에 도착했고, 북한 체육회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관계자석에 앉았다.

주위에는 수행원 4∼5명이 있었다.

최룡해 부위원장은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마침 파빌리온 2 플랫폼에서 선수 소개를 시작했고, 최룡해 부위원장은 입을 꾹 다문 채 손가락으로 플랫폼을 가리켰다.

최룡해 부위원장의 옆을 지키는 관계자가 "경기를 봐야 한다"며 한국 취재진의 질문을 막았고, 경기 안전요원이 다가와 최룡해 부위원장과 한국 취재진을 갈라놨다.

다른 나라 선수의 경기는 말없이 응시하던 최룡해 부위원장은 엄윤철이 플랫폼에 등장하자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엄윤철이 바벨을 들 때마다 더 힘차게 박수를 쳤다.

하지만 과한 반응은 자제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립했지만, 최룡해 부위원장은 의자에 앉아 미소와 박수만 보냈다.

한국 역도 관계자는 "최룡해 부위원장이 리우에 도착한 뒤 선수촌을 찾아 북한 역도 대표팀을 격려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 역도 영웅'인 엄윤철은 이번 올림픽에서 북한이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는 선수였다.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56㎏급에서 정상에 오르며 화려하게 국제무대에 등장한 엄윤철은 2013∼2015년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했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남자 56㎏급 세계랭킹도 단연 1위다.

최룡해 부위원장은 엄윤철이 금메달로 리우올림픽 북한의 첫 메달을 장식하길 기대하고 파빌리온 2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룡해 부위원장의 기대는 무너졌다.
엄윤철이 기대했던 금메달을 따지 못하자 최룡해 부위원장의 표정이 굳었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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