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영화 ‘끝까지 간다’(2013)에서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극적 긴장감을 유지하는 연출력을 보여준 김성훈 감독이 이번에는 터널 붕괴사고라는 소재로 자신의 장기를 다시 발휘했다.

터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힌 주인공을 내세워 예측하기 어려운 드라마를 보여주면서, 구조 작업을 둘러싼 터널 밖 사회의 모습을 통해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하정우, 오달수, 배두나 등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도 나무랄 데가 없어 올여름 가장 주목할 만한 한국 상업영화라고 할 만하다.

자동차 영업대리점의 영업사원인 정수(하정우)는 자동차 판매 계약을 앞두고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에 갇힌다. 그의 차는 콘크리트 잔해로 뒤덮여 정수는 꼼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배터리 잔량이 78%인 휴대전화, 생수 두 병, 딸에게 주려고 산 생일 케이크가 그가 가진 전부다.

대형 터널 붕괴사고 소식에 온 나라가 들썩이고 정부는 긴급하게 사고 대책반을 꾸린다. 구조대장 대경(오달수)은 정수와 전화통화에서 꼭 구조해주겠다고 약속한다. 정수의 부인 세현(배두나)은 정수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한다.

하지만 구조작업이 장기화함에 따라 인근 제2터널 완공이 차질을 빚자 정수의 구조작업에 대한 회의적인 여론이 점차 퍼진다.

‘터널’은 초반부터 거두절미하고 붕괴사고라는 본론으로 치닫는 호쾌함을 보여준다. 이는 터널에 갇힌 주인공으로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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