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두 편 오늘 동시개봉

 ■ ‘터널’

붕괴된 터널에 갇힌 주인공 생존기

우왕좌왕 구조를 둘러싼 사회 풍자

■ ‘국가대표2’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좌충우돌 아시안게임 도전기

 

(연합뉴스)올여름 한국영화 대전(大戰)의 후반부를 이끌 ‘터널’과 ‘국가대표 2’가 10일 동시에 출격한다.

‘터널’은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와 함께 올여름 한국영화 ‘빅4’라 불리며 일찌감치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평범한 가장이 어느 날 갑자기 무너져내린 터널 속에 갇히면서 벌이는 사투와 그의 구조를 둘러싼 터널 밖 사회의 모습을 그렸다.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 오달수, 배두나가 연기호흡을 맞췄다.

하정우는 고립무원의 처지에서도 희망과 유머를 잃지 않는 평범한 회사원 ‘정수’ 역을 맡아 ‘1인 재난극’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남편의 구조를 기다리는 아내 역에는 배두나, 구조를 책임지는 구조본부 대장역의 오달수도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선보이며 각자의 몫을 다한다. ‘끝까지 간다’로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연출력을 선보인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터널’은 기존 재난영화의 공식과는 거리가 먼 영화다. 통상의 재난영화들은 극적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전반부에 주인공과 가족의 평온한 일상을 보여주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이후 재난이 닥치면 주인공 홀로 사투를 벌이다가 위기 상황을 해결한 뒤 뜨거운 가족애를 확인하는 훈훈한 결말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터널’은 극 시작 5분 만에 터널이 무너지며 곧바로 재난 상황에 돌입한다. 아울러 재난 그 자체뿐만 아니라 재난에 대처하는 주변 인물의 모습에도 주목한다. 구조를 진두지휘해야 할 정부 부처 장관은 “전문가와 협의해 잘 구하라”는 하나마나한 지시를 늘어놓고, 단독보도에 혈안이 된 언론은 터널 속 정수와 전화 연결을 해 기껏 현재의 심정이나 물으며 정수의 유일한 소통 도구인 휴대전화 밧데리를 소모한다.

재난영화이면서도 한국 사회의 세태를 제대로 반영했다는 면에서 ‘터널’은 영화 ‘부산행’과 닮았다.

또 ‘부산행’이 한국 국민에게 친숙한 KTX라는 공간을 택했다면, ‘터널’은 누구나 자주 마주치는 일상 속 공간인 터널을 무대로 골라 현실감을 높였다. 산악지형이 많은 한국의 특성상 전국의 터널 수는 14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제작진은 무엇보다 터널을 실감 나게 재연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영화 속 터널은 신축 터널로 설정돼있다. 그러나 기존에 찍기로 했던 신축 터널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창고처럼 사용되던 폐터널인 충북 옥천터널을 찾아 새 터널로 재탄생시켰다.

터널 앞 도로를 새로 포장하는 것은 물론 가드레일을 직접 설치하고, 환풍기를 달고 외벽에 콘크리트까지 발라 진짜 같은 터널이 탄생했다는 후문이다.

영화 ‘국가대표2’도 ‘터널’과 같은 날 도전장을 내민다. 전작인 ‘국가대표’(2009)가 스포츠 영화로는 최다 관객인 840여만명을 동원한 만큼 그 영광을 재연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작이 남자 스키점프를 다뤘다면 ‘국가대표2’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좌충우돌 동계아시안게임 도전기를 다뤘다. 북한 국가대표팀 출신 지원(수애), 쇼트트랙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아이스하키 선수가 된 채경(오연서), 필드하키 선수 출신 영자(하재숙), 아이스하키협회 경리 미란(김슬기), 전직 피겨스케이트 선수 가연(김예원), 인라인 하키 동호회 회원인 소현(진지희)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아이스하키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 역은 오달수가 맡았다. 오달수는 공교롭게도 영화 ‘터널’과 ‘국가대표2’ 동시에 출연하게 됐다.

영화는 오합지졸이던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대표팀으로 모습을 갖추는 과정을 그린다. 아울러 아시안게임 경기 장면을 박진감 넘치게 보여준다. 주연 배우들은 만만치 않은 아이스하키 실력을 보여주며 이번 영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느끼게 해준다.

이 영화는 특히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애환뿐만 아니라 탈북민의 아픔이라는 새 소재를 추가해 이야기를 한층 풍성하게 했다. ‘슈퍼 스타 감사용’의 김종현 감독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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