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탓 경기 대부분 새벽시간대… 시청률 한 자릿수 불과

(연합뉴스) 4년 만의 축제인데 축제 분위기가 나질 않는다. 시차 때문에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은 예상했던 바지만 지상파 방송 3사의 시청률을 다 더해도 한 자릿수에 머물자 방송사들은 울상이다.

시청률이 낮으니 광고 판매도 되지 않아 적자가 예상되는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방송사 중계진의 성차별 발언까지 논란이 됐다.’

쭞 낮은 시청률에 광고 판매도 저조

한국과 낮과 밤이 완전히 바뀌는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리우 올림픽에서는 대부분 중요 경기가 밤늦은 시간부터 이른 새벽에 열린다.

각 방송사의 올림픽 관련 방송은 주로 밤 11시부터 시작돼 다음날 오전까지 이어진다.

늦은 시간대 탓에 메달이 걸린 경기의 시청률마저 한 자릿수에 머물 정도로 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다.

7일 새벽 5시께 진행된 양궁 여자 단체전 결승의 시청률은 지상파 3사를 모두 합쳐 8.7%였다. 방송사별로는 KBS 1TV 2.6%, MBC TV 3.6%, SBS TV 2.5%.

KBS 2TV가 오전 6시 50분께 내보낸 이 경기의 재방송이 7.5%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을 보면 경기 시간대가 시청률 부진의 원인임을 알 수 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9일 현재까지 지상파 방송 3사의 리우 올림픽 중계방송 광고 판매량은 각사별로 60억원 가량. 4년 전 2012 런던 올림픽 당시 광고 판매액의 30%에 불과하다. 광고 판매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올림픽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는 상황이라 극적인 반전은 어려워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광고 판매액이 중계권료에도 못 미쳐 방송사들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사상 최악의 광고 판매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쭞 “보기엔 야들야들…” 성차별 논란까지 가세

이번 올림픽에선 각 방송사 중계진들의 성차별적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스물여덟이라면 여자 나이론 많은 나이”(SBS·유도) “미인 대회에 출전한 것처럼…(중략) 서양의 양갓집 규수의 조건을 갖춘 것 같은 선수네요”(KBS·펜싱) “남자 선수도 아니고 여자 선수가 이렇게 한다는 건 대단합니다”(MBC·역도) 등 방송사와 종목을 가리지 않았다.

트위터 이용자 ‘주단’(JOO_D4N)’은 지난 7일 ‘2016 리우 올림픽 중계 성차별 발언 아카이빙’을 개설하고 누리꾼들에게 직접 들은 발언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8일 오후 누구나 편집할 수 있는 이 파일의 내용이 지워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아카이브에 따르면 유도 여자 48kg급 경기 중계에서 SBS의 김정일 캐스터는 몽골의 문크흐바트 우란체체그 선수에 대해 “보기엔 야들야들한데 상당히 경기를 억세게 치르는 선수”라고 표현해 논란이 됐다.

여자 선수의 나이나 외모를 언급하는 중계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최근 여성혐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워지는 상황이라 논란이 커졌다.

아직은 온라인 중심이기는 하지만 여성의 권리를 찾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등 사회의 변화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중계진이 표현에 주의했어야 하는 지적이 나온다.

트위터 닉네임 ‘세스타’는 “역시 스포츠는 남자들 권위의 상징인가. 성차별적 발언이 무차별적으로 남발되네. 작작 좀 하지”라며 불쾌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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