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영(논설위원/영동대 교수)

▲ 백기영(논설위원/영동대 교수)

일본의 파나소닉 기업이 중심이 되어 민관 공동프로젝트로 추진중인 후지사와 스마트도시는 건설을 담당한 사업시행자가 도시관리 업무까지 총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대표적 모델이다.
단독주택 600호, 집합주택 400호를 공급할 계획인데, 2014년에 첫입주가 이루어졌고 2018년까지 개발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후지사와 스마트도시는 공장 이전적지에 건설된 소규모 뉴타운이다. 후지사와시와 파나소닉은 공장 이전적지 활용을 논의하면서 초기부터 서로간에 장기적인 파트너쉽을 추진하기로 한다. 다양한 시설을 유치하여 많은 사람이 그 장소에 다시 거주하도록 하는 것이 도시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여 주민을 만족시키는 관리형 마을만들기를 추진한 것이 후지사와 스마트도시의 출발이었다.
전체 개발면적 5만7천여평으로 신도시라고 하기에는 적은 편이었지만, 새로운 발상과 접근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택지조성이 끝나고 난 뒤 주택건설을 진행하는 절차 대신에 스마트도시 매니지먼트 주식회사라는 지역관리 전담조직을 미리 설립하고 계획단계부터 관리를 염두에 둔 사업추진 과정을 밟게 된다. 통상의 개발사업은 기반시설 등 인프라 설치계획을 가장 먼저 하고 다음에 주택이나 시설물의 건설계획을 수립한다. 그리고 시설이 완성되고 일정기간이 지나 수요가 발생하고 나서야 주민서비스 제공이나 시설물의 유지관리 업무를 하게 된다.
그러나 후지사와 스마트도시는 물리적 환경조성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기존 개발사업과는 정반대로 주민서비스 설계부터 시작하는 역발상의 개발방식을 채택한다. 주민의 라이프스타일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이것을 일본에서는 후지사와 모델이라고 부른다. 
그 첫 단계는 스마트 라이프스타일의 제안이다. 에너지, 안전, 이동성, 건강 등 다양한 각도에서 주민의 삶의 증진을 모색하고 쾌적성을 지원하며 지역특성이나 미래의 삶을 고려한 스마트 커뮤니티 라이프를 제안하고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스마트 공간설계의 단계이다. 스마트 라이프가 실현될 수 있도록 주택 및 주민이 이용하는 시설을 계획하는 등 스마트 공간을 설계하는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가 새로운 삶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에너지와 정보의 기반을 구축하는 스마트 인프라 구축이 최종 단계로 진행된다.
후지사와 스마트도시는 이러한 개발개념을 실현하고 이를 가시적인 성과로 만들어 가기 위해 환경, 에너지. 안전의 3가지 분야를 중점분야로 선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친환경 에너지타운을 실현하면서도 주민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5가지 생활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에너지, 보안, 이동, 건강, 커뮤니티가 그것이다.
모든 단독주택에 태양광발전시스템과 전력을 관리하는 스마트 가정용 에너지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에너지 생산, 비축, 절약을 기조로 첨단기술과 결합된 에너지 관리를 지원한다. 개방적인 도시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보안성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여 주민의 안전한 일상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전기자동차, 전기자전거를 포함한 공유서비스, 렌터카 배달서비스를 운영하고, 자동차가 없는 사람은 불편함이 없이, 자동차가 있는 사람은 친환경적 운행을 할 수 있는 토탈 모빌리티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어린이부터 고령자까지 모든 주민이 서로 교류하면서 건강한 삶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별요양 노인홈, 서비스지원 고령자 주택과 어린이집 등 각 분야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웰니스 스퀘어를 운영하고 있다. 첨단 ICT를 이용하여 도시내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축하여 자기 집 에너지 소비량부터 모빌리티 서비스예약, 정보교류 등 스마트도시 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스마트도시의 유지관리와 주민의 생활지원을 위한 5대 서비스는 전문적인 기술을 요하는 부분이 많은데, 사업시행자가 관련분야 전문회사와 협의체를 초기부터 구성하여 계획단계부터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바야흐로 계획에서 관리까지 도시포탈서비스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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