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지난 1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올림픽 탁구 종목이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제3 체육관.

 남자 세계랭킹 1위 중국 마룽과 4위 장지커가 올림픽 개인 단식 결승전을 펼쳤다.

 경기장에는 이들 외에 두 명이 더 있었다. 한 명은 여자였다. 결승 주심을 맡은 이정금(53) 심판이다.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 올림픽 남자단식 주심을 맡았다. 

 선수들이 최고 영광으로 여기는 올림픽 금메달이 심판에게는 결승전 주심이다.

 탁구는 남녀 단체전과 개인 단식 등 결승전이 4번 열린다. 남자단식 결승은 탁구의 꽃으로 불린다.

 세계 탁구계의 '왕중왕'을 가리기 때문이다.

 이 씨는 "남자단식 결승전 주심은 탁구 심판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최고 자리"라고 설명했다.

 남자단식 결승 주심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이씨가 처음이다.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박인숙 씨가 결승 심판을 맡았다. 그는 여자단식 결승에서 주심도 아닌 부심이었다.

 이 씨는 심판으로서 처음 올림픽에 섰다. 국내 탁구 국제심판 140여 명 중 이번 올림픽 무대에 선 것은 그가 유일하다.

 올림픽 무대에서는 각국 심판 30명 가운데 이씨가 최고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는 "남자 결승 주심을 볼 것으로는 상상도 못 했다"며 "감동이 벅차올랐다"고 그 순간을 회고했다.

 실업팀까지 선수로 뛰었던 이 씨는 2008년 국제심판 자격증을 땄다. 2011년부터는 올림픽 준비를 했다.

 자비를 들여야만 하는 오픈 대회를 1년에 수차례 경험하면서 자신을 알렸다. 영어 공부도 병행했다.

 이 씨는 "오픈 대회 결승 주심은 보긴 했지만, 올림픽 긴장감은 역시 달랐다"며 "페이스를 찾지 못할 정도로 흥분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날 결승에서는 마룽이 4-0으로 장지커에 완승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이 씨는 "그 자리에 오랫동안 앉고 싶었는데 경기가 너무 빨리 끝났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노력한 만큼 받는다는 것을 50대가 돼서야 알게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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