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금메달 양학선 불참 속에 독보적인 기술로 정상 도약

▲ 15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북한 리세광이 금메달이 확정되자 인공기를 들고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6.8.16

(동양일보) 북한의 체조 영웅 리세광(31)이 최대 적수인 양학선(24·수원시청)이 부상으로 불참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도마를 지배했다.

리세광은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5.691점을 획득, 1위에 올랐다.

2014년~2015년 세계선수권대회 도마 2연패를 달성한 리세광은 양학선이 아킬레스건 수술로 빠진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또 한 번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리세광은 자신의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금빛 착지'로 북한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북한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안마의 배길수에 이어 올림픽 남자 기계체조에서 따낸 역대 두 번째 금메달이다.

리세광은 도마 예선을 1위로 통과하며 진작부터 금메달 기대감을 키웠다.

리세광은 결선 1차 시기에서 난도 6.4의 '드라굴레스쿠 파이크'(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몸을 접어 2바퀴 돌고 반 바퀴 비틀기)를 시도했다.

착지 뒤 한 발이 뒤로 빠지긴 했으나 비교적 안정적인 착지로 15.616점을 받았다.

2차 시기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독보적인 기술인 '리세광'(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몸을 굽혀 두 바퀴 돌며 한 바퀴 비틀기)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했다.

리세광이 또 한 번 난도 6.4의 고난도 기술에 성공하자 북한의 코치는 달려 나와 리세광을 부둥켜안으며 미리 금메달을 자축했다.

관중석에서는 북한의 여자 도마 선수 홍은정이 박수를 보냈다.

이날 시상식에는 북한의 장웅(78)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시상자로 나서 리세광에게 직접 금메달을 걸어줬다.

리세광에게는 운이 따랐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자 몸 상태만 건강했다면 도마 2연패가 유력한 양학선이 이번 대회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도마 금메달리스트인 양학선은 2014년 세계선수권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7위에 그쳤고, 2014년 세계선수권은 아예 불참했다.

양학선은 올림픽 2연패를 향한 의지를 불태웠으나 지난 3월 훈련 도중 아킬레스건을 다쳐 결국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리세광은 이후 2007년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북한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직전 여자 선수의 나이를 속인 사실이 적발되면서 선수단 전체가 2년간 국제경기 출전 정지를 받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2010년부터 2년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리세광은 2014년 난닝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2015년 글래스고 세계선수권까지 2연패에 성공한 리세광은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세계 도마 1인자로 우뚝 섰다.

리세광에 이어 2위는 러시아의 데니스 아블랴진(15.516점), 3위는 일본의 시라이 겐조(15.449점)가 차지했다.

시라이는 루마니아의 마리안 드라굴레스쿠(15.449점)와 평균 점수에서 동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각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상위 순위를 부여한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메달 색깔이 갈렸다.

시라이는 1차 시기에서 15.833점을 얻어 2차 시기에서 따낸 15.633점이 최고 점수였던 드라굴레스쿠를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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