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4054곳 중 1234곳(30.4%) 미설치 …노인건강 위협

(세종=동양일보 임규모 기자)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경로당 10곳중 3곳이 에어컨이 없어 온열 질환에 취약한 노인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충북은 경로당 4054곳 중 1234곳(30.4%)이나 에어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영일(해남·완도·진도) 의원에 따르면 올해 7월 31일 기준 전국 경로당 6만5194곳 가운데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곳은 8300곳으로 12.7%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충북을 비롯해 강원·전북·전남·경북의 경로당 에어컨 미설치율이 높았다.

충북은 경로당 4054곳 가운데 1234곳(30.4%), 강원은 3057곳 중 1139곳(32.0%), 전북은 6567곳 중 1971곳(30.0%), 전남은 8861곳 중 1311곳(14.8%), 경북은 7849곳 가운데 996곳(12.7%)에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았다.

반면 인천(경로당 1444곳)·울산(774곳)·세종(436곳)·제주(417곳)는 모든 경로당에 에어컨이 있고 경기(9261곳)·서울(3346곳)·부산(2230곳)·대전(800곳)·대구(1442곳)·광주(1297곳)는 에어컨 미설치율이 2.0∼5.2%에 그쳤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에어컨 없는 경로당에서 노인들이 온열 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가 경로당 에어컨 설치를 직접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에어컨 미설치율이 높은 곳이 대체로 재정자립도가 낮은 농어촌이기 때문이다.

경로당 운영·관리사업이 2005년 지방이양사업으로 선정되고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지자체가 수행해야 하는 '보조금 지급 제외사업'으로 규정되면서 국비 지원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작년에도 보건복지부는 올해 예산안에 경로당 냉난방비와 양곡비 지원을 명목으로 300여억원을 책정해달라고 기획재정부에 요청했지만, 기재부는 보조금법 시행령을 들어 이를 거부했다.

결국, 올해 경로당 냉난방·양곡비 국고지원은 국회가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부대의견으로 예산에 반영해 이뤄졌으며 이런 일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윤 의원은 "농어촌 지역은 경로당이 '폭염재난 쉼터' 역할을 한다"면서 "정부는 경로당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보조금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한편, 내년도 예산안에 경로당 에어컨 설치예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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