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정책연구원 연구 발표, 3명 중 1명 비정규직… 단순노무직 증가

20대여성 취업률 감소 50~60대는 크게 늘어
사무직·전문직은 줄고 서비스업·판매직 등↑
청년 20% 박봉에 시달려

중소기업 근로조건 강화 
청년 양질 일자리 확대 등 
취업지원 제고방안 마련해야

(동양일보 조아라 기자)#1. 4년제 대학 인문학부를 졸업한 A씨는 청주의 한 중소기업에서 경리로 일하고 있다. 한 달을 일하고 A씨가 손에 쥐는 임금은 월 150여만원에 불과하다. 졸업 이후 학원 강사로 일하기도 했던 A씨는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현재의 직장에 취직했다. 열악한 근무 환경에 박봉에 시달리는 A씨는 매일 이직을 꿈꾸지만 단순 업무 위주로 전문성이 부족해 그마저도 쉽지가 않다.

#2. 충북권 4년제 대학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B씨는 몇년째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다. 제대로 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막상 전공과 흥미를 살려 일할 만한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한식조리사 등 B씨가 취득한 자격증은 5~6가지에 이르지만 취업의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일자리가 있는 청년여성(만 15~29세)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으로 고용이 매우 불안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사무직과 전문직은 감소하는 반면 서비스, 단순노무직 등의 직종은 증가하는 추세로 조사됐다.

한국여성정책원이 최근 ‘젠더리뷰 2016년 여름호’를 통해 발표한 ‘노동시장 변화와 청년여성 취업 지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여성과 청년남성의 전체 일자리 중 비정규직 비율은 각각 35.4%, 34.5%로 고용이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대비 2015년 취업자 수는 여성은 105만명, 남성은 106만명 증가했다. 여성고용의 변화를 보면 50대와 60대 이상 여성취업자는 각각 56만2000명, 41만8000명 증가한 반면 청년여성은 1만6000명 감소했다.

2006년 이후 연령계층별 여성근로자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30대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세대에서 여성 시간제근로자가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50~60대 여성 시간제근로자가 급증했다.

연구진은 “최근 시간제근로 확대와 관련된 정책으로 인한 고용 증가는 주로 50대와 60대 여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며 “청년여성 시간제근로자도 증가했으나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적고 30대는 오히려 고용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청년여성 취업자의 직종별 증감 현황을 살펴보면 서비스직은 4만7000명, 판매직은 2만4000명, 단순노무직은 8000명 증가했으며, 사무종사자는 4만4000명, 전문가는 4만3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0대 여성 취업자의 경우 서비스직(15만5000명 증가), 단순노무직(13만4000명 증가), 판매직(9만2000명 증가) 뿐 아니라 전문가(11만4000명 증가), 사무직(10만9000명 증가) 등의 직종에서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청년실업률은 남녀 모두 2012년 이후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여성 공식실업률은 2010년 3.4%에서 2015년 3.7%로 소폭 상승했으며, 특히 청년여성의 실업률은 2015년 7.8%로 전체 실업률보다 두 배 정도 높았다.

연구진은 “청년여성들이 체감하는 취업난은 공식실업률보다 훨씬 높다”며 “청년여성의 실업 장기화는 학습기회 상실, 인적자원 축적 저해 등으로 경제 성장 잠재력 저하 등의 문제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전문대 졸 이상의 여성 청년층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인문계열 졸업자보다는 예술체육계열, 공학계열, 의학계열 졸업자인 경우 재학이나 휴학 중 직장 체험이 있는 경우에 졸업 후 취업으로 이행할 확률이 높았다. 반면 전문대 졸보다 대졸인 경우 직업교육훈련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졸업 후 취업으로 이행할 확률이 낮았다.

여성 전문대 졸업자의 경우 일자리와 전공과의 관련성 일치 정도가 50% 대로 높은 반면 남성 전문대 졸업자의 경우 일치 비율이 47.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체 청년층 중 청년여성을 비롯한 비정규직 청년의 20% 내외는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는 청년 비율은 2015년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청년층 비정규직 중에서 근로시간이 초단시간(주 15시간 미만) 근로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비구직활동 사유를 학력별로 살펴보면 남녀 전문대 졸업자의 경우 ‘교육, 기술, 경험이 부족해서’ 구직을 포기하는 비율이 높았으며 남녀 4년제대 졸업자의 경우 ‘전공, 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어서’ 구직을 포기하는 비율이 높았다.

연구서는 청년여성 취업지원 제고 방안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을 통한 중소기업의 임금 및 근로조건 강화 △수요자 중심의 여성인력양성 시스템 구축 △청년일자리 확대와 대학 체질 개선 △청년고용대책 사업에 대한 청년여성 참여율 제고 △청년여성에 대한 개인별 맞춤형 고용서비스 확충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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