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배구협회 지원 문제 목소리 높여
고참 황연주는 박정아 변호…"누가 그 자리에 있었어도 힘들었을 것"

 리우올림픽 4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오전엔 김수지(29)와 이재영(20·이상 흥국생명), 오후엔 황연주(30), 양효진(27), 염혜선(25·이상 현대건설)이 도착했다.

 이들은 아쉽다는 말과 함께 리우 현지에서 경험한 고충에 관해 설명했다.

김수지는 "많이 아쉽다. 목표를 거두지 못해 죄송스럽다"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현장 상황이 어땠나'라는 질문에 "열악했다. 특히 김연경(28·페네르바체)이 고생했다"라고 말했다.

김수지는 "선수단 중에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김연경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많은 경기를 뛰어 체력이 떨어진 (김)연경이가 통역 역할까지 하면서 많이 힘들어했다"라며 "옆에서 보기에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여자 배구대표팀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올림픽을 소화했다. 여자 배구대표팀 선수들과 동행한 이는 감독과 코치, 트레이너, 전력분석원 등 단 4명뿐이었다.

대한배구협회 직원은 AD카드가 없다는 이유로 단 한 명도 리우에 가지 않았다.

인력부족으로 인해 선수들이 경기 외 부수적인 일을 도맡아야 했다.

 김수지와 함께 귀국한 이재영은 "몸 관리를 해주실 팀 닥터가 없어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만 수비력, 특히 리시브에서 많은 실수를 해 네덜란드전에 승리하지 못했다.

에이스 김연경의 레프트 파트너인 이재영과 박정아가 적잖은 실수를 범했다.

이재영은 리시브 불안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국내 리그와 올림픽 무대는 많이 다르더라"라며 "리우올림픽에서 얻은 경험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오후에 들어온 베테랑 황연주는 리시브 문제에 관해 "박정아에게 너무 많은 비난의 화살이 몰리는 것 같다"라며 "그 자리는 누가 오더라도 실수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자리다. 비난을 삼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박정아는 8강전에서 패한 뒤 여론의 희생양이 됐다.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당한 박정아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그의 SNS계정은 욕설로 도배됐다.

 황연주는 "(박)정아가 상처받았을 것 같아 안타깝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위해서라도 훌훌 털고 일어나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인천공항엔 서병문 배구협회 신임 회장과 배구협회 관계자들이 대거 나와 두 선수를 반겼다.

 올림픽 지원 문제에 관해 배구협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김연경과 김해란은 20일 새벽, 이정철 감독과 임성한 코치, 김희진, 남지연, 박정아, 배유나, 이효희는 20일 오후에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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