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116년 만의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선수는 바로 '골프 여제' 박인비(28·KB금융그룹)다.

 박인비는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파71·6천245야드)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골프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1언더파 70타를 기록, 중간합계 11언더파 202타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공동 2위인 리디아 고(뉴질랜드), 저리나 필러(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있다.

 다음 날 최종 4라운드에서 선두를 유지하면 116년 만의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골프 종목 자체가 올림픽에 복귀한 것은 이번이 112년 만이지만, 여자골프만 치면 116년 만이다.

 박인비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박인비는 "2타 차는 한 홀에서 뒤집힐 수 있다. 내일은 모두가 똑같이 출발한다고 생각하겠다. 잘 치는 사람이 우승한다고 생각하고 치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특히 이날 6타를 줄이며 전날보다 순위를 20계단이나 끌어 올린 리디아 고의 기세가 무섭다.

 박인비는 라운드 중간중간 리더보드를 보면서 리디아 고의 추격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리더보드를 보기는 했지만, 제 플레이에 집중해야 해서 추격자가 누구인지 신경 쓰지 않았다. 또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라고 동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리디아 고의 기세가 좋더라"라며 "저도 내일 최상의 플레이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 경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박인비는 버디 6개를 잡았지만, 보기도 5개를 적어냈다.

 박인비는 "되게 힘들었던 라운드다. 버디가 많이 나왔는데, 보기를 너무 많이 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고전한 이유로는 '떨어진 샷 감각'을 꼽았다. 하지만 퍼트 감은 대회 중 가장 좋아서 만족한다고 밝혔다.

 특히 막바지 17번 홀에서 버디를 넣으며 언더파로 라운드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된 상황이 고무적이다.

 박인비는 "오늘 전체적으로 중거리 퍼트가 굉장히 좋았다. 17번 홀도 퍼트가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고 바람도 많이 불었는데 잘 됐다. 오버파를 칠 수 있는 라운드였는데 퍼트로 잘 막아 언더파로 마무리한 게 좋았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오늘 저녁 훈련할 때 퍼트 감은 좋으니 그대로 두고, 티샷 위주로 연습할 계획"이라며 "내일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모든 부분을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 후 박인비는 외신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외신은 박인비가 부상으로 쉬고 나왔음에도 좋은 기량을 펼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박인비는 "휴식을 잘했다. 마음도 가다듬으려고 많은 것을 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강해져서 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가 어떨지는 모르겠다.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주고 싶다. 운이 따르면 결과로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인비는 올림픽에서 단독선두를 달리는 느낌이 남다르다고도 밝혔다.

 그는 "메이저대회에서 선두에 있을 때보다 올림픽 선수를 달리는 게 더 부담이 크다"라며 "조국과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마지막 라운드를 치른 것처럼 지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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