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성부른 떡잎' 김시우(21·CJ대한통운)가 마침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다.

김시우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시지필드 골프장(파70·7127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7타를 쳐 최종 합계 21언더파 259타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를 5타차로 따돌린 김시우는 미국 무대 진출 4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달성했다.

▲ 김시우(21·CJ대한통운)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 시지필드 골프장에서 막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처음으로 우승한 후 트로피에 키스하고 있다.

김시우는 "꿈같고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많이 긴장했는데 잘 이겨내서 기쁘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김시우는 고등학생이던 2012년 PGA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연소 합격에 이어 2013년 PGA투어에 입성했지만 고작 8개 대회에 출전해 7차례 컷 탈락하는 쓴맛을 본 뒤 2년 동안 2부 투어에서 뛰면서 실력을 키운 끝에 올해부터 다시 PGA투어에 복귀했다.

어린 나이지만 미국 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김시우는 본격적으로 PGA투어에 뛰어든 이번 시즌에 투어 대회 챔피언의 반열에 오르면서 PGA투어 차세대 주역의 일원으로 부상했다.

한국인으로는 최연소 PGA투어 우승을 일군 김시우는 이 대회 사상 두번째로 어린 나이에 챔피언에 오르는 진기록을 남겼다.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은 1978년 20세 때 우승한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이 갖고 있다.

김시우는 윈덤 챔피언십에서 2라운드 코스레코드(60타)에 이어 8년 전 카를 페테르손이 세운 대회 최소타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페덱스 순위를 무려 15위로 끌어 올린 김시우는 오는 25일 오후 개막하는 PGA투어 플레이오프 첫 대회 바클레이스에 출전해 또 한차례 도약에 도전한다.

김시우의 우승으로 PGA투어 한국인 챔피언은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 노승열에 이어 다섯명으로 늘어났다.

4타차 리드를 안고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시우는 "긴장감을 털어내는 게 숙제"라던 전날 걱정과 달리 초반부터 버디 사냥에 나서며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1번홀(파4)부터 두 번째 샷을 홀 한 뼘 거리에 붙여 쉽게 버디를 잡아냈다.

김시우는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됐기에 끝까지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다"면서 "자신이 있었고 핀을 곧장 겨냥하는데 두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9번홀까지 버디 3개를 더 보태며 순항하던 김시우는 후반 들어 3타를 잃으며 흔들렸지만 추격하던 도널드와 짐 퓨릭(미국) 등도 주춤한 덕에 타수 차는 지켰다.

3타차로 쫓아온 퓨릭이 3퍼트 보기로 주저앉은 15번홀(파5)에서 김시우는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가볍게 1타를 줄여 4타차로 달아난 게 승부처였다.

김시우는 "15번홀에서 버디 잡고 나서 '이제 내 플레이만 하면 우승'이라고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16번홀을 마친 뒤 쏟아진 폭우 탓에 1시간 가량 경기가 중단됐지만 김시우는 동요 없이 17번홀을 파로 막아내고 18번홀(파4)에서 버디로 우승을 자축했다.

김시우는 "경기 중단이 오히려 흥분을 가라 앉힌 효과가 있었다'면서 "대회 최소타 기록을 의식해 18번홀에서 버디를 노렸다"고 털어놨다.'

강성훈(29)은 1타를 줄여 공동46위(7언더파 273타)에 그쳤지만 페덱스 순위 122위로 간신히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지켰다.

컷 탈락한 노승열(25)은 페덱스 순위 125위 커트라인에 턱걸이로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됐다. 역시 컷 탈락한 김민휘(24)는 페덱스 순위 127위로 밀려 시즌을 접었다.

김민휘는 내년에는 조건부 출전권으로 PGA투어 재입성을 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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