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남미대륙에서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22일 오전 폐막식과 함께 17일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세계 206개국 1만여 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국가와 개인의 명예를 걸고 힘과 기량을 겨뤘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펼쳐 보인 감동적인 승부와 스토리는 올림픽 기간 내내 35도 안팎을 오르내린 불볕더위에 지친 국민에게 큰 위안이 됐다.
국민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한마음 한 뜻으로 선수들을 응원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우리 선수들은 금메달 9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해 종합순위 8위에 올랐다. 애초 목표는 금메달 10개와 종합순위 10위였다.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지 못한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12년만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저마마 불굴의 투혼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나라의 명예를 드높였다. 양궁 대표팀은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남녀 개인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금메달 4개를 휩쓸었다. 여자단체전은 8연패의 위업을 이뤘다.
남자 펜싱과 사격에서 기적 같은 막판 역전드라마를 펼치며 우승한 박상영과 진종오는 ‘할 수 있다’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충북출신 선수단은 금메달 2개를 획득, 충북의 위상을 세계에 떨쳤다. 청주시청 김우진(24)은 양궁 단체전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제천의 딸 ‘태권낭자’ 김소희(23·한국가스공사)는 태권도 종목의 첫 금메달을 안겼다.
대전·세종·충남에서는 12명의 선수가 모두 메달 사냥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노골드에 그친 유도에 이어 효자종목인 레슬링과 배드민턴도 금 수확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나마 대회 폐막 하루를 남겨둔 21일 여자골프의 박인비가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자존심을 챙겼다. 박인비의 금메달이 없었다면 한국은 종합순위 11위가 돼 4회 연속 10위권이 중단될 뻔했다.
손가락 부상을 극복하고 압도적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박인비의 분투는 국민의 뇌리에 오래 기억될 것이다.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금메달 도전에 실패한 레슬링의 김현우가 팔이 빠진 큰 부상 상태에서도 패자부활전에서 승리해 동메달을 따는 장면은 가슴 뭉클했다.
리듬체조에서는 손연재가 사상 첫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으나 역대 올림픽 최고 4위의 성적표를 받아 아쉬움을 달랬다.
다만 올림픽에 대비한 선수 육성과 선발, 관리시스템에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이를 개선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효자종목 유도·레슬링·배드민턴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건지지 못했고 탁구는 28년 만에 노메달이었다. 다른 구기 종목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육상·수영·체조 등 기초 종목에서 고질적인 노메달은 한국의 스포츠 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같은 아시아국가 일본이 이들 종목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12명이 출전한 대전·세종·충남에서 메달리스트를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면서 지역 스포츠 스타 육성 대책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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