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17일간의 여정을 끝으로 리우 올림픽이 지난 22일 막을 내렸다.

한국 대표팀이 메달을 땄건 못 땄건 4년 간 고생한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사실 올림픽에 출전한 것 자체가 영광이고, 엄청난 노력의 결과다. 그래서 그들은 충분히 박수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인터넷에 올림픽 출전 선수에 대한 ‘악플 세례’와 자신만의 경기 스타일, 경기 외적인 사적인 트집까지 잡아 욕을 하고 나선 누리꾼의 빗나간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4년을 준비한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자신과의 싸움, 상대와의 싸움도 모자란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을 뒤덮은 악성 댓글과도 싸워야했다.

결과에 상관없이 보내는 박수와 응원도 많았지만 일부 누리꾼의 ‘분풀이’는 경기 후 고른 숨을 쉬고 있는 선수들에게 비수를 꽂았다.

심지어 해당 선수의 가족까지 들먹이며 욕을 해대니 같은 나라 국민으로서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전문가들은 스포츠 경기 관람 후 패배로 생긴 부정적인 감정을 비난 댓글로 해소하려는 현상을 일종의 ‘분풀이’라고 봤다.

정말 분풀이를 하고 싶다면 차라리 경기를 보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아니면 직접 올림픽에 출전해보든지.

이 같은 반응으로 선수들이 자극을 받아 기량이 나아진다면 좋다. 그러나 그건 아주 희박하다고 본다. 손가락 끝에 있는 칼날로 선수들에게 더 이상 상처를 주지 않길 바랄 뿐이다. 500여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성적을 떠나 선수들이 훈련장과 경기장 안에서 흘렸을 땀과 눈물의 무게를 헤아려야 한다. 세계인의 기억에 남는 평창 올림픽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더 이상 개최국으로서의 체면을 깎아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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