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강서·가경 등 다세대주택 임차인 이동 공실률 높아져
오피스텔 관리비 높아 일부 임차인 회귀… 덩달아 피해도
1∼2인 가구 증가 원인… 체계적 주택공급계획 수립 요구

▲ 최근 청주지역에 오피스텔 과잉공급 현상이 빚어지면서 강서·가경지구, 봉명동, 오창읍 등 다가구주택의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임차인을 구하는 안내장이 건물 외벽에 빼곡히 부착된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진·최지현>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충북 청주지역에 일명 도시형생활주택인 오피스텔이 과잉 공급되면서 노후 생계방편으로 마련한 다세대주택 임대업자들이 전·월세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다.

24일 청주시와 지역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가 외부용역을 통해 조사한 주택보급현황은 31만9236세대에 35만8480가구가 공급돼 112.3%의 주택보급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청주시가 ‘1인 가구와 다세대 주택’을 포함한 ‘신(新)주택 보급률’ 조사에서 나온 104.8%(33만6408호) 보다도 높은 수치다.

특히 1∼2인 가구수의 비중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 54.3%를 차지했다.

선호주택 유형은 아파트가 전체 응답자의 72.0%로 가장 높았지만 1∼2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도시형생활주택인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도도 전년도에 비해 1.6% 증가한 4.8%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 같은 선호도를 반영해 청주 강서·가경지구와 봉명동 등 지역에 대규모 오피스텔이 최근 몇 년 새 속속 들어서면서 공급과잉으로 인한 전·월세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청주 강서지구의 40㎡기준 오피스텔의 보증금과 월세는 얼마 전까지 각각 500만원에 45만원까지 했지만 최근 500만원에 20만∼3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시설이 좋은 신규 오피스텔의 보증금과 월세가 하락하자 인근 노후 다세대주택의 임차인들이 오피스텔로 이동하면서 다가구주택의 공실률이 증가하는 도미노 피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청주 봉명동과 오창읍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6∼7세대로 구성된 다가구주택 1가구를 보유한 임대업자의 경우 적어도 1세대 이상의 공실률이 발생하고 있고, 많은 곳은 절반 이상이 빈 곳도 있다.

청주 강서지구의 한 다세대 주택 주인은 “오피스텔 공급과잉으로 인해 이 지역 주택가가 슬럼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중 청주 다올공인중개사무소 공인중개사는 “청주지역은 1∼2인 가구 수요는 한정 돼 있는데 보다 시설이 좋은 곳으로 임차인들이 이동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후 다가구주택의 공실률이 발생 한다”고 말했다.

김 중개사는 또 “부동산 재테크도 일종의 트렌드가 있는데 노후 생계방편으로 다세대주택 임대사업이 한 때 인기를 끌다가 상가(점포) 임대사업으로 투자자들이 몰렸다”며 “최근에는 1∼2인 가구 증가와 함께 오피스텔을 2∼3채 보유하고 임대사업을 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오피스텔의 경우 월 임차료가 비교적 저렴한 반면 월 5만∼7만원 상당의 관리비가 추가 발생하면서 임차인들의 발길이 다세대주택으로 재 이동하면서 공실률이 높아지는 도미노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부동산 전문가는 “관할 행정기관의 보다 체계적인 주택 수요 및 공급물량 파악과 주택공급 기본계획 수립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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