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진영

우린 한때 강을 사이에 두고

 

김진영

 

우리가 등푸른 물고기로 만나

홍보석빛 아침 강을 거슬러 오를 수 있다면

 

가슴에 돌을 키우듯 참으로 아팠던 삶의 응어리

하류로 하류로 흘리우고

 

수초 사이 솜사탕 같은 구름장을 띄워 보거나

저문 강에 몸을 누이는 미루나무 가지 끝에

초저녁 별 하나 매달아 볼 것을

 

우리가 아침 강을 여는 등푸른 물고기라면

지느러미 끝에 묻어나는 햇살처럼

반짝이는 세상 하나 만들 수 있을 것을

 

△시집 ‘아무 생각 없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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