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올 상반기 주류 소비 실태조사 발표
국민 1회 평균 음주량 맥주·소주·탁주 낮아져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국내 애주가들의 취향이 고위험주인 폭탄주 보다는 과일향이 첨가된 저도주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8∼15일 8일간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 주류 소비 및 섭취 형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고 26일 밝혔다.

우리 국민 1회 평균 음주량은 200㎖ 맥주 기준 4.9잔, 50㎖ 소주 기준 6.1잔, 200㎖ 탁주 기준 3.0잔으로 3년 전인 2013년 맥주 5.6잔, 소주 6.4잔, 탁주 3.2잔에 비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1회 평균 음주량은 조사대상 2000명 중 음주경험자 1800여명이 1회 술자리에서 마시는 맥주와 소주, 탁주 등을 종류별로 마시는 평균량을 말한다.

다만 과일소주 등의 리큐르 1회 평균 음주량은 2013년 2.2잔에서 2016년 6.0잔으로 증가해 술의 선택에 있어서 맛과 향이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우리 국민 1회 평균 음주량은 성별과 주종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저위험 음주량(적정섭취량)과 유사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남자는 소주의 경우 적정 섭취량(5.9잔) 보다 1.4잔 더 많이 마시고, 맥주와 탁주로는 적정섭취량(5.6잔, 4.2잔) 보다 각각 0.1잔, 0.8잔 덜 마시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자는 맥주, 소주, 탁주 기준 모두 적정섭취량(2.8잔, 2.9잔, 2.1잔) 보다 각각 1.4잔, 1.6잔, 0.4잔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개월 간 음주경험자 중 하루 17도 소주 기준 남자 8.8잔 이상, 여자 5.9잔 이상 마시는 고위험주를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2012년 66.2%에서 2013년 82.5%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다 올 상반기 들어 58.3%로 감소했다.

에너지폭탄주를 마시는 이유에 대해선 ‘회식 등에서 함께 마셔서(15.9%)’가 가장 많았고, ‘주변 사람들의 추천으로(15.4%)’, ‘기존 주류보다 맛있어서(15.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건강한 음주 습관에 대한 인식도 조사에선 ‘식사와 함께 술을 마신다’는 응답자가 2013년 20.2%에서 2016년 41.0%로, ‘원하지 않는 음주는 거절 한다’는 응답자가 55.3%에서 55.7%로, ‘저도주 주류를 선호한다’는 응답자는 53.7%에서 57.0%로 증가했다.

반면 ‘술을 마실 때 음료, 물과 함께 마신다’는 응답자는 35.1%에서 33.8%로 감소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저도주라도 많이 마시면 취하게 되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올바른 음주습관이 필요하다”며 “과일소주는 당류 함량이 한국인 섭취 기준(2000㎉ 기준 100g) 대비 16∼31%에 해당하므로 많이 마실 경우 당 과잉섭취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경철수>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