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조국' 등 교과서 수록…31일 문인장 거행

▲ 고(故) 정완영 시인.

시조 '조국'으로 유명한 한국 시조문학의 큰 별 정완영 시인이 지난 27일 오후 3시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8세.

고인은 경기도 산본 요양병원에서 유족과 후배, 제자들이 임종을 지킨 가운데 조용히 운명했다.

1919년 경상북도 금릉(현재 김천시로 통합)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제 치하인 1941년 처녀작 '북풍'을 발표하고 1947년 동인지 '오동'(梧桐)을 창간했다. 1960년 국제신보 신춘문예에 '해바라기'로,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조국'으로 당선됐다.

이후 시조집 '채춘보'(採春譜), '묵로도'(墨鷺圖) ,'산이 나를 따라와서', '세월이 무엇입니까', '시조100인선', 산문집 '나비야 청산 가자', '차 한 잔의 갈증', '시조창작법', '고시조감상', '시조산책', '백수산고', '기러기 엽신' 등을 펴냈다.

1979년 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 1992년 시조시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문학상, 가람문학상, 중앙시조대상, 육당문학상, 만해시문학상, 이육사시문학상, 이설주문학상을 수상하고 은관문화훈장(1995)을 받았다.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손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로 시작하는 '조국' 등 고인의 많은 작품이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널리 알려져 있다.

고인은 1960년대 신춘문예 등단 이후 거의 매일 일기 형식의 시조 작품을 써오며 정화된 시어의 세계를 선보였다. 개성적 표현 기법과 시조 본연의 율조를 조화시켜 자유시를 능가하는 아름다운 서정시의 경지를 이뤘다는 평을 받았다. 말년에는 어린이를 위한 동심의 세계를 담은 동시조 작품들을 발표하기도 했다.

고향 김천시에서는 김천시 대항면에 그의 호 '백수'를 딴 백수문학관을 2008년 건립하고 해마다 백수문학제를 열고 있다.

유족으로는 아들 경화, 성화, 준화, 딸 윤희, 은희 씨 등 3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영안실 13호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오는 31일 오전 7시 한국시조시인협회가 주관하는 문인장으로 치러진다. 장례위원장은 민병도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이 맡았다. 김천시는 백수문학관에 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한다.

발인은 31일 오전 8시이며, 경북 김천 백수문학관 뒷산에서 수목장으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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