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량 두배 증가에 요금은 5배나 껑충 ‘화들짝’
감면혜택은 ‘찔끔’ 불만 가중…누진제 손질 필요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설마 했는데 전기요금 폭탄이 현실이 됐네요”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서 아이 둘을 키우는 주부 남모(37)씨는 기록적인 폭염에 에어컨 사용이 빈번했던 7∼8월 전기요금이 궁금해 한전에 문의했다가 충격을 받았다.

남 씨는 이달 전기요금이 평소보다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25만원가량의 전기요금을 내게 될 줄은 몰랐다. 평소 5만∼6만원의 전기요금을 내던 남 씨는 누진제 6단계(500㎾/h 초과)에 해당돼 5배에 가까운 전기요금을 내게 됐다.

남 씨는 “실제 사용량보다 더 많이 내야 하는 누진제 요금의 부당함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며 “지난달에는 370kw정도를 사용하고 5만원가량을 냈는데 이달에는 전기사용량이 평소의 두배가 조금 안되는데 전기요금은 5배 정도 내는 게 합당한지 묻고 싶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박모씨가 받은 7월 전기요금 고지서. 전월보다 185kW 더 사용. 요금은 전원 7만3570원보다 12만6180원이 더 부과된 19만9750원을 납부해야 한다.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에 사는 박모(36)씨도 지난달 전기사용 고지서를 받아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박 씨는 전달에 비해 185㎾를 더 사용했을 뿐인데 총 사용량이 전기요금 누진제 6단계를 초과한 596㎾를 기록하면서 평소의 2배 이상 요금(19만9750)을 내게 됐다.

같은 동네에 사는 김모(여·35)씨도 같은 형편이다. 김씨는 전달에 비해 179㎾ 정도를 더 사용했을 뿐인데 전기요금은 평소의 2배 이상인 10만원가량이 나왔다.

이처럼 지난달 전기사용 요금 고지서가 각 가정으로 청구되면서 ‘요금폭탄’이 현실화 되자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올 여름 무더위는 평소보다 빨리 찾아온 데다 폭염이 늦게까지 이어져 에어컨 등 냉방기 가동이 길어졌고 누진제로 인해 전기요금이 눈덩이처럼 불어 청구되고 있다.

아직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지 못한 아파트(매월 말경 관리비와 함께 청구) 입주민들의 문의 전화가 한전 지역본부에 쇄도하고 있다.

요금을 확인한 대부분의 시민들은 전기요금 폭탄이 현실화 된데 대해 망연자실해 하면서 가정에만 부과되는 전기요금 누진제의 부당함을 성토했다.

정부는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7∼9월 가정용 전기에 한해 단계에 따라 50㎾/h를 더해 구간의 폭을 넓히는 등의 가정용 전기요금 완화 방침을 내놨다.

현행 주택전기요금은 6단계의 누진체계로 나눠 사용량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단계에 따라 △1단계(사용량 100㎾/h 이하) △2단계(101~200㎾/h 이하) △3단계 (201~300㎾/h 이하) △4단계(301~400㎾/h 이하) △5단계(401~500㎾/h 이하) △6단계(500㎾/h 초과)로 나뉜다.

정부는 이로 인해 각 가정 당 평균 19.4%의 전기요금 경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전기사용료 부담을 완화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대다수 시민들의 중론이다.

주부 남 씨는 “동네 주민을 만나면 가정용 누진제 전기요금에 대한 불만이 많다”면서 “누진제에 대해 대폭적인 손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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