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제작하면 참여할 것 ‘칸의 여왕’ 전도연과의 호흡 설레었지만 멜로연기 아쉬워"

(동양일보)지난 27일 종영한 tvN 드라마 ‘굿 와이프’에서 여주인공 김혜경(전도연 분)은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도하면서 여자로서의 자아에도 눈을 뜬다.

김혜경의 고백처럼 “진짜 내가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안겨 준 남자는 오랜 친구이자 직장 상사인 법률사무소 대표 서중원이다.

“남자 배우라면 누구나 하고 싶은” 배역 서중원 대표 역을 맡아 기뻤다는 윤계상(38)을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했다.

● “전도연과 키스신 후 심장이 두근두근”

윤계상도 이번 드라마에서 ‘칸의 여왕’ 전도연의 도움을 많이 받은 배우 중 하나였다. 그는 5살 많은 전도연을 ‘누나’라고 친근하게 칭했다.

“누나는 상대 배우와 호흡을 정말 중요시해요. 그래서 (멜로 연기할 때) 제가 노력하지 않아도 그런 감정이 생기더라고요. 누나와의 호흡은 최고였던 것 같아요.”

두 남녀의 격정적인 엘리베이터 키스 장면이 화두에 오르자 윤계상 귀가 살짝 빨개졌다.

“제작진이 엘리베이터 키스 장면을 다음 날 바로 편집해서 보여줬는데 기다리는 내내, 그리고 보자마자 정말 설레었어요. 제 심장이 두근두근하더라고요.”

윤계상은 멜로 연기를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는 자신의 연기에 아쉬운 점이 많다고 고백했다.

“특히 법률사무소 대표라는 직업적인 부분을 너무 깔끔하게 처리하려고 한 것이 후회돼요. 법률사무소이다 보니 정보 전달적인 부분만 빨리 처리하려고만 하고, 너무 쿨한 모습을 보이려고 한 것 같아요.”

윤계상은 유부녀인 김혜경과 서중원의 사랑이 ‘막장 불륜’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것에 대해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것이라 분명히 우리 정서와 부딪치는 부부도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말을 흐렸다.

“‘굿 와이프’는 제가 결혼 자체를 심오하게 생각하게 한 작품이기도 했어요. 불륜과 이혼 이런 것들을 보면서 이런 게 결혼인가 하는 생각에 슬퍼지기도 했고요.”

● “정서 녹여낸 유지태 연기에 깊은 인상”

이 드라마에서 김혜경 성장기 이상으로 시청자 관심을 끈 것은 ‘쓰랑꾼’(인간쓰레기와 사랑꾼을 합친 말)으로 불린 김혜경 남편 이태준(유지태)과 ‘키다리 아저씨’ 서중원의 대결이었다.

윤계상은 유지태와의 연기 대결을 언급하면서 자신을 한껏 낮췄다.

“경쟁심은 자연히 생기죠. 물론 ‘피지컬’(physical)에서 지고 싶지 않았어요. 하하하. 그렇다고 대결 구도가 나오진 않잖아요. 지태 형님이 정말 좋은 분이라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호흡만 생각했어요.”

그는 배역을 일차원적으로 소화하지 않고 ‘정서’를 녹여낸 유지태 연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도 했다.

“이태준은 바람을 두 번이나 피고 인간쓰레기 같은 인물이지만 김혜경을 정말 사랑하잖아요. 지태 형님은 어떤 순간에도 연기할 때 김혜경을 사랑하는 마음을 놓치지 않더라고요. 어투라든가 그런 부분에 사랑이 담긴 걸 느꼈어요.”

윤계상은 만약 이태준 역할을 맡았다면 어땠겠냐는 물음에 “(유지태의) 이태준처럼 설득력 있게 다가가기보다는 정말 악랄한 캐릭터로 나타났을 것 같다”면서 “그렇게 끝까지 가는 악역 캐릭터에 목마름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 “오랜 슬럼프 끝난 느낌”

윤계상은 “‘굿 와이프’ 덕분에 오랜 슬럼프가 끝난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인기 그룹 지오디 출신인 그는 2004년 팀에서 탈퇴한 이후 10여 년간 연기에 매진했다.

그러나 TV와 스크린은 가수 아닌 배우 윤계상에게 늘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차승원, 공효진과 찰떡 호흡을 보여준 드라마 ‘최고의 사랑’(MBC TV) 같은 작품도 있었지만, 그것도 벌써 5년 전 일이다.

불혹을 코앞에 둔 윤계상은 “세상일이라는 것이 힘든 시기를 지내다 보면 좋은 시기도 오기 마련이고 이런 침체기를 잘 보내야 오래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긴 슬럼프를 이겨냈다.

“작품으로 이렇게 사랑받은 건 정말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대중의 사랑에 정말 목말랐어요. ‘굿 와이프’는 제가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하고, 에너지를 채워준 작품입니다.”

‘굿 와이프’ 10회를 촬영할 무렵부터 드라마 연장을 내심 바랐다는 윤계상은 시즌2 제작 시 참여할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10회, 11회 정도 되니 스스로 안정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이제 진짜 요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번 드라마에서 각 인물의 캐릭터가 구축됐으니 시즌2에서는 더 재미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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