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만여명 집결 예상…‘원정 같은 홈경기’ 우려

“중국 응원단으로 뒤덮인 채 경기를 할 수도 있다. 대비해야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축구대표팀이 4강 신화를 이루는 데는 열성적인 팬들의 헌신적인 응원도 큰 몫을 차지했다. 축구대표팀을 상징하는 붉은색 티셔츠로 경기장을 가득 채운 국내 축구팬들의 열광적인 ‘대~한 민국!’ 함성에 태극전사들은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 중국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는 ‘대~한민국’ 함성 대신 ‘자여우(加油)’의 외침이 더 크게 울려 퍼질 태세다.

중국축구협회가 공식적으로 1만5000장의 티켓을 확보하는 등 최대 3만여명의 중국 팬들이 한중전이 열리는 경기장을 찾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한국 축구의 심장부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극전사들이 원정 팬들의 야유를 받으며 ‘원정 같은 홈 경기’를 치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중국 시진핑 주석의 ‘축구 굴기(堀起·우뚝 섬)’ 정책에 힘을 받은 중국축구협회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어마어마한 당근책을 대표팀에 내걸었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대표팀 선수단에 6000만위안(약 100억원)의 보너스를 주기로 했다.

여기에 매 경기 300만위안(약 5억원)의 승리수당을 내걸었고, 본선 티켓을 따면 대표팀 스폰서들이 3000만위안(약 50억원)의 포상금을 내놓기로 했다.

선수들은 원정경기를 모두 전세기로 이동한다. 역대 최상급 대우다. 공교롭게도 월드컵 최종예선 첫 상대가 ‘공한증(恐韓症)’에 시달리는 한국이다 보니 중국축구협회는 ‘홈 같은 원정’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응원단을 앞세운 인해전술을 계획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이번 한중전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에 최대 5만장의 입장티켓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국내 판매분을 고려해 경기장 남쪽 1, 2층의 1만5000석만 중국축구협회에 판매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판매분에 더해 국내 여행사들이 중국 여행사들과 계약한 ‘원정응원 패키지 상품’은 물론 국내 거주 중국인들의 개별 구매까지 합치면 최대 3만 명 이상의 중국팬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축구협회의 분석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