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원(신성대 교수)

▲ 신기원(신성대 교수)

부자가 되면 좋을 것 같다. 일단 자기 인생을 자기 멋대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부자들은 재산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기 시간을 자기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즉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놀고 싶을 때 놀 수 있다.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토피아란 바로 이런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자유와 시간이란 측면에서 보면 부자들은 자기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그 사람들의 시간을 쓰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부자들은 가진 게 있다 보니 개인적으로 자존감도 높고 매사 자신감 있게 행동하는 등 당당하고 거침이 없다. 살아가면서 돈을 써야할 때 쓰는 것만큼 폼 나고 유쾌한 일도 없다. 특히 여러 사람들 앞에게 카드를 꺼내들고 카운터 앞에 서서 계산하는 사람만큼 멋있는 사람도 드물다. 그런데 부자가 되면 이렇게 할 수 있다. 따라서 부자들에게는 사람이 따른다. 인간관계가 좋기 때문이다. 리더를 추종자들이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면 부자는 리더가 될 확률이 높다. 더구나 선출직 리더들은 돈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점에서 부자들은 관심만 있으면 선출직 리더가 되는데 유리하다.
 현재 우리사회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서 100세 시대를 언급하기도 한다. 인간의 수명이 연장된다는 점에서 기뻐할 일이지만 한편으론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어떻게 버틸 것인가’라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자들은 담담하다. 오히려 느긋하기 까지 하다. 미래를 든든하게 담보해주는 돈이 있기 때문이다. 부자는 인생에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고 일상에서 자신감 있게 행동하며 노후를 편안하게 맞이할 수 있기 때문에 사는 게 즐겁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살고 싶다. 필자의 소망이다.
 그렇다면 과연 부자는 어느 정도의 재산을 가진 사람들일까. 시사저널(2011)에 따르면 백만장자로 불리기도 하는 부자의 경우 한국에서는 대체로 부동산과 현금을 합쳐 100억 이상을 가져야 한다. 한 달 생활비는 1천만 원에서 2천만 원 정도 사용한다. 이 중 자녀교육비로 35%를 쓴다. 특히 자녀교육 중 경제교육은 따로 해서 자녀가 돈의 흐름을 읽도록 하였다. 부자 자식이 부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의 상위 1%가 여기에 해당한다. 존경의 대상은 아니지만 선망의 대상이다.
 부자가 되려면 일단 부자 자식으로 태어나야 한다. 한국의 자본주의체제하에서 특히 그렇다. 왜 세간에 ‘금 수저’ ‘흙 수저’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헬 조선’이라는 회의적인 표현들이 청춘들의 머리를 짓누르는 것일까. 현실의 삶이 팍팍한데 나아질 조짐조차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수성가라는 단어가 유효성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부자들에 대해 시기질투나 하고 부자가 되는 것을 포기할 일만은 아니다. 자수성가형 부자들은 한결같이 부자도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할 때 부지런 떨고, 돈을 절약하고, 절약한 돈을 투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꾸준히 정보를 수집하고 재테크전문가들의 강의를 많이 들어서 돈의 흐름을 읽고 투자를 하다보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만약 자수성가형부자도 되기 어렵다면 방향을 바꿔야 한다. 무리한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못하다면 마음을 풍족하게 할 필요가 있다. 정신과 육체가 나뉠 수 없듯이 물질과 마음도 나뉘기 어렵다. 하지만 그것도 마음먹기 나름이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너무 욕심내면 불행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돈이 없다고 초라하게 생각하고 비굴해지면 불행해지겠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수용하고 소박한 꿈을 꾸며 희망을 키워간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지 남이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부자의 인생을 부러워해봤자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결국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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