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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에 추석경기 썰렁
김영란법에 추석경기 썰렁
  • 경철수 기자
  • 승인 2016.09.06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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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굴비·한과 등 선물세트 판매량 감소 뚜렷
백화점도 작년比 한우·굴비 10·5% 매출감소
제수용품 유명한과 제조공장 가동률도 뚝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오는 28일 시행을 앞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추석 대목을 앞둔 지역 유통가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김영란법이 이미 시행됐다고 잘못 알고 아예 추석 선물을 주문하지 않거나, 법 시행을 앞두고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5만원 이하의 저가 선물 세트 만을 찾으면서 한우와 굴비 등 일부 품목 선물세트의 경우 예년에 비해 매출이 급감했다.

6일 지역 유통가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사전예약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대비 13% 줄었다.

현대백화점 충청점도 지난해에 비해 전체 매출은 5%정도 신장됐지만 한우와 굴비 선물세트는 각각 10%와 5% 떨어졌다.

예년과 동일하게 5만원 이하 저가의 농·수·축산물 및 가공용 선물세트를 출시했던 이마트는 전체 매출이 7.5% 신장되긴 했지만 고가의 한우와 굴비 선물세트는 아직 판매중이어서 매출 추이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관련품목의 매출은 이마트의 경우 5%정도 하락했다.

농협충북유통㈜이 운영하는 하나로클럽 청주점 등도 예년 수준의 매출을 보이고 있지만 한우 등 신선식품과 굴비 등 수산물 선물세트는 추석명절 직전에 판매가 많이 이뤄져 추석 명절이 끝나봐야 판매율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매출 감소로 울상 짓기는 지역 과수농가도 마찬가지다.

대전 유성배연합작목회는 아직 추석이 일주일 넘게 남아 있어 지켜봐야 하겠지만 최근까지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20%가량 줄었다.

이는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친환경포도회의 상황도 마찬가지로 예년에 비해 40∼50%가량 매출이 급감했다.

이들 작목회는 주문 자체도 소포장 위주로 들어오는데다 예년에는 한 상자에 7.5㎏ 제품이 인기가 좋았는데 올해는 5㎏ 제품을 찾는 이가 많다고 전했다.

한 농민은 “배 8∼12개가 들어가는 7.5㎏짜리 상자를 미리 준비했다가 6∼7개를 넣을 수 있는 5㎏ 상자로 다시 포장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사과 산지인 충남 예산에선 5만원이 넘는 최상품 사과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이는 대형마트 등이 납품 물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예산능금농협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사회 분위기 등을 고려해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고가의 사과 선물세트 물량을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사과는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여름 일소(日燒) 피해로 상품성이 떨어진 것이 많은 데다 멀쩡한 열매도 착색이 늦어져 유통 물량 자체가 확 줄었다.

현대백화점 충청점 관계자도 “청과의 경우 고온과 폭염으로 인한 상품성이 떨어지고 판매율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심진현 충주 거점산지유통센터 과장은 “사과 유통은 이번 주가 절정이지만 생산량 감소로 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날씨 요인으로 품질도 예년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에서 한과 제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무궁화식품의 이명보 대표도 이번 추석 명절에 마음이 무겁긴 마찬가지다.

선물세트의 가격을 예년보다 내렸는데도 오히려 주문량은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칠 지경이다.

무궁화식품은 공장 인근 밭에서 정성들여 직접 재배한 연잎과 연근, 백련초 등 토종 농산물을 재료로 전통한과를 2008년부터 8년째 생산해 오면서 농협 하나로 마트와 온라인 주문 판매로 연 매출 3억원을 올릴 정도로 전국적인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업체다.

이 대표는 “예년 같으면 명절 특수에 밤새 기계를 가동해 선물세트를 만들어내기 바쁠 때지만 올해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며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많게는 5000원에서 적게는 2000∼3000원씩 상품 가격을 인하했는데도 판매량이 늘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20여년 간 보은의 특산물인 대추의 진액을 섞은 조청으로 유과, 약과, 다식 등을 생산해온 보은 대추한과는 해마다 추석 선물세트로만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 다양한 판매경로를 만들어 나름대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업체였지만 김영란법의 영향을 피해가진 못했다.

구용섭 보은대추한과 대표는 “지자체 공무원들 사이에선 ‘받지도 말고 주지도 말자’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며 “김영란법 시행 전인데도 불구하고 벌써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고가의 상품보다는 실수요자들이 찾는 저렴한 상품만 팔리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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