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조아라 기자) 최근 청주시내 평준화고 배정방법 개선안이 충북 교육계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청주시내 중학교 학부모대표 26명으로 구성된 ‘일반고 성적균등배정 대책위원회’가 문제점을 제기하며 논란이 촉발됐는데 대체로 긍정 보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해 보였다. 충북교총, 충북교육사랑학부모협회가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충북도의회에서까지 개정안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비난 여론이 일자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직접 자신의 SNS에 ‘평준화고 배정방법 개선-배경과 취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이 글이 과연 도민과의 진정한 소통을 위한 것인지, 배정방법 변경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을 비난하려 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충북교육사랑학부모협회가 문제 삼은 ‘배경과 취지’ 5번 글이 그랬다.

김 교육감은 이 글에서 “자식 옹알이만 듣고도 자기가 천재를 낳은 줄 아는 부모들, 자식이 학급 1등만 해도 SKY대는 자기 자식을 위해 존재한다고 여기기 시작하는 부모들”이라며 “이런 착각은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민망하고 우스꽝스러우며 유치하기조차 하다”고 비난했다. 충북 교육계의 수장으로 학부모들에 대한 표현이 다소 격하지 않나 우려되는 부분이다.

김 교육감의 SNS 사랑은 특히 유별나다. 하루에도 몇 건씩의 글을 쉬지 않고 페이스북에 올리고 있는 그는 “웬만한 언론보다 SNS의 전파력, 파급력, 영향력이 크다”고 언급할 정도로 자신의 진한 SNS 사랑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김 교육감의 SNS 소통 방식이 상대방과 쌍방향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이 아닌 일방적인 자기 의견 강요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평준화고 배정방법 개선’과 관련, 무려 10개의 글을 올리며 자신의 주장을 폈고 일부 비난 댓글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반박하는 식으로 대응했다. 처음 고교배정 방법의 문제 제기를 한 대책위 역시 김 교육감에게 3번의 면담 신청을 했다 거절당했다며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소통교육감’이라 자신하는 김 교육감의 소통 대상은 가상현실 속 5000여명의 지지자들에게만 한정돼 있는 것이 아닌지 안타깝다. 자신에게 박수를 쳐주는 이들 만이 아니라 비난하는 이들에게도 과감히 눈과 귀를 열고 대화를 시도해야 진정한 소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 교육감이 단지 그들만의 교육감이 될지, 160만 도민들과 소통하는 교육감이 될 지는 앞으로 그의 행보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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