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스타’ 권진아 데뷔앨범 발매 8곡 중 절반 자작곡으로 채워

(연합뉴스)“타이틀곡을 너무 많이 불렀어요. 2000번 연습하고 100번 불러 녹음했어요.”

싱어송라이터 권진아(19)는 데뷔 앨범 ‘웃긴 밤‘을 내기까지 소속사 안테나에서 ‘독한 악바리’ 이미지를 완전히 굳혔다. SBS ‘K팝 스타 3’에서 ‘톱 3’를 차지한 뒤 안테나에 둥지를 틀고 2년여간 첫 정규 앨범을 준비하며 엄청난 연습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권진아는 앨범 발매일인 19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힘든 시간이었다”며 “내려놓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이렇게 앨범이 나오니 너무 행복하다. 가슴이 뛰어서 어제 잠을 못 잤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륜 있는 가수들도 싱글로 쪼개 음원을 발표하는 시장에서 신인이 정규 앨범으로 첫선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8곡 중 4곡을 작곡했는데 그간 성장한 권진아의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권진아는 “유희열 대표님이 오래 가는 가수가 되려면 자작곡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며 “쓰다 보니 내 감정 표현도 잘 되더라. 사실 곡을 쓰면서도 좋은지 안 좋은지 몰라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소속사 선배들이 내 곡에 대해 ‘좋다’, ‘아쉽다’고 분명하게 말해줘 완성도 있는 앨범이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라디가 작곡하고 유희열이 작사한 타이틀곡 ‘끝’은 같은 날 인피니트와 비투비-블루의 새 앨범 출시에도 2개 차트에서 1위를 하고 대부분 차트 10위권대에 진입했다. 권진아의 예쁘면서도 감성적인 목소리를 도드라지게 한 느린 발라드로 가을이란 계절감과 딱 들어맞았다. 또 남녀가 헤어진 순간의 끝을 다룬 노랫말이 공감대를 형성한다.

권진아는 1위 소식에 놀라며 “1집부터 잘 될 거라 생각 안 했다”며 “서툴고 시행착오를 겪는 앨범이어서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려 했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쇼케이스 현장을 지켜보던 유희열은 무대에 올라 “아침에 양현석 씨 문자로 잠을 깼다”며 “양현석 씨가 권진아의 음원 차트 성적을 캡처해서 문자를 보내며 축하한다고 했다. 본인이 더 기쁘다고 하더라. 어젯밤 권진아에게 어떤 성적이 나오든 상처받지 말고 ‘너의 길을 걸어가라’고 했는데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연합뉴스>

그는 이어 권진아에 대해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힘든 과정을 겪었다”며 “권진아는 제일 열심히 하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 뒤에 유독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걸 다 이겨내고 세상 밖으로 자기 이름이 걸린 음악을 낸 것만으로도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앨범에는 재치있는 아이디어가 담긴 권진아의 자작곡들이 눈에 띈다.

‘쪽쪽‘은 ‘아주 나를 쪽쪽 빨아 드세요/ 아주 나를 말려 죽이세요’란 가사가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데 잠을 자던 중 모기가 앵앵거리는 게 짜증 나 그 마음을 노랫말로 옮겼다고 한다. 권진아는 비트에 맞춰 기타의 바디(몸통)를 두드리며 라이브 연주로 이 곡을 들려줬다.

 

“소속사 월말 평가 때 들려드린 곡인데 야하다는 평을 들었어요. 하하. 모기가 앵앵거리는 게 좋아하는 남자가 떠오른다는 걸로 빗대어 썼죠.”

첫 트랙의 ‘지그재그’는 그가 가이드 음원으로 소속사 직원들에게 들려준 버전이 그대로 삽입됐다. 집에서 기타로 녹음해 소음도 감지된다. “마음이 왔다 갔다 지그재그를 그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역시 자작곡인 ‘스물’은 당초 19살에 녹음해 제목이 ‘19’였는데 스무 살이 돼 ‘스물’로 발표하게 됐다.

 

그는 “처음에는 별 볼 일 없는 가사였는데 유희열 대표님이 나에게 잘 맞는 가사로 다시 써주셨다”며 “(같은 소속사) 루시드폴 오빠가 ‘지금의 진아라면 무섭고 두렵고 불안할 것 같다’고 해 유 대표님이 그걸 바탕으로 작사했다. 내가 만약에 가사를 다시 쓴다면 좀 더 긍정적이고 따뜻한 내용으로 쓸 것 같다”고 웃었다.

이 밖에도 앨범에는 선우정아가 작곡한 ‘그녀가 되길’, 박재범이 작곡하고 피처링한 ‘다 알면서’ 등 다양한 장르의 작곡가들이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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