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지망생 ‘히데오’와 반만 감염된 ‘히로미’ 의 생존기

(연합뉴스)우리나라에 ‘부산행’이 있다면 일본에는 ‘아이 엠 어 히어로’가 있다. 둘 다 좀비 장르의 영화이지만 ‘아이 엠 어 히어로’가 좀 더 장르의 특성이 두드러진다.

극 중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ZQN’이 일본 전역으로 퍼지면서 도심 곳곳은 사람을 물어뜯는 감염자들로 아수라장이 된다. 우연히 살아남은 이는 35세의 만화가 지망생 히데오(오오이즈미 요)와 여고생 히로미(아리무라 카스미)다. 히데오는 사격을 소재로 한 만화를 그리려고 산 엽총을 들고 히로미와 함께 후지산을 오른다. 인터넷에서 고도가 높은 곳은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는 글을 읽고 이를 따르기로 한 것.

후지산으로 가는 중 히로미도 감염자로 돌변한다. 단 히로미는 몸의 반만 감염된다. 감염자 모친으로부터 모유 수유를 통해 감염된 아기에게 물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히데오는 감염으로 정신을 잃은 히로미를 둘러업고 고생 끝에 후지산 중턱의 한 쇼핑몰에 도착한다. 그러나 안식처라고 믿었던 이곳에는 또 다른 위험요소가 있었다.

‘아이 엠 어 히어로’는 ‘부산행’과 비교하면 한층 좀비물답다. ‘부산행’은 좀비를 소재로 하지만 가족 드라마를 더하고 사회 비판이라는 양념을 추가해 전형적인 좀비물에서 한발 떨어져 있다. 이와 달리 ‘아이 엠 어 히어로’는 클래식한 좀비영화다. 특히 좀비 장르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좀비 살육’이 장엄하게 그려졌다.

인간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좀비들을 어떤 방식으로 통쾌하게 죽일지 보여주는 것이 좀비 영화가 갖춰야 할 요소 중 하나다. 이 영화는 하이라이트인 쇼핑몰 지하주차장 장면에서 이런 요소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아이 엠 어 히어로’는 브뤼셀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판타스포르토 국제영화제, 시체스 카탈로니아 국제영화제 등 세계 3대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5관왕을 차지했다. 브뤼셀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는 ‘부산행’의 프리퀄 격인 ‘서울역’을 제치고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까마귀상을 받았다. 22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1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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