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하며 민관협력으로 지하공간 개발…종각역∼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지하보행길 연결

서울시청 주변에서 광화문 사이에 2025년께 3만1000㎡ 규모 거대한 지하도시가 생기고 입체적 보행 환경이 조성된다.

시청역에서 광화문역 사이와 무교·다동 일대 지하가 연결되고 시청과 옛 국세청 별관, 프레스센터 등 5개 대형 건물을 통해 지상으로 이어진다.

종각역에서 광화문역, 시청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 4.5㎞ 구간에도 끊김 없는 지하 보행길이 생긴다.

그동안 지하 보행로와 건물이 개별적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수십 개 대형 건물과 공공 인프라가 도시 계획적으로 민간 협력을 통해 연결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서울시는 22일 설명했다.

지하 공간에는 다양한 상업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무교공원 지하에는 북카페 등 공공시설이 설치되고 옛 국세청 남대문 별관 지하에는 역사문화특화공간과 연계해 문화공간이 만들어진다.

무교·다동 일대를 활성화하기 위해 세종대로, 청계천, 무교로 등 지역 특성에 맞게 정비한다.

전망엘리베이터와 전망대가 설치되고 세종대로변에는 건물 지상 주차장 부지에 시민 광장 등 휴식 공간을 만든다. 공연장 형태 선큰(지하층에 채광이나 접근성이 좋도록 입체적으로 조성한 구조)으로 지상과 지하를 연결한다. 청계천 변 도로는 연도형 상가가 조성된 공공보행통로로 변화한다.

이번 사업은 프레스센터(서울신문사)와 코오롱·SFC·프리미어플레이스빌딩(싱가포르 투자청) 재건축·리모델링과 맞물려 추진된다.

프레스센터는 재건축하지만 높이가 더 올라가지는 않는다. SFC는 리모델링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에서 지하공간을 확보하면 건물 가치가 높아진다고 보고 먼저 제안해왔으며 상반기부터 실무 협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2020년에 착공해 이르면 2023년, 전체적으로는 2025년이면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적극 지원하는 대신 민간에 세종대로 지하 400m 구간에 건물과 연계한 지하보행통로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공공기여를 유도한다.

사업 규모는 약 1조원으로 추산되며, 서울시 예산은 들어가지 않는다. 추가 규제 완화는 없다.

서울시는 민간 사업자들의 의견을 추가 수렴해 내년 상반기까지 무교·다동 도시환경정비구역 계획을 변경한다.

일본 롯폰기힐즈에 적용된 도시관리방안을 참조해 서울형 타운매니지먼트를 도입한다. 문화행사나 프로모션 등으로 대형건물 주변 상권에도 활력을 주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이와같은 내용의 세종대로 일대 보행활성화 기본구상을 이날 발표했다. 서울시는 5월 태스크포스를 꾸려 총괄건축가 자문 등을 받았다.

박원순 시장은 이달 초 북미 순방 중 미국 뉴욕 로우라인랩과 캐나다 몬트리올 언더그라운드시티 등 현장을 방문해 서울형 지하도시에 접목할 방안을 모색했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광화문과 시청 일대는 세계적 명소로 만들기에 최적이다"라며 "시민과 관광객이 걷기 편한 도시를 만드는 동시에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서울시 무교·다동 일대를 활성화하기 위해 세종대로, 청계천, 무교로 등 지역 특성에 맞게 정비하고 청계천 변 도로는 연도형 상가가 조성된 공공보행통로로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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