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요리하는 방송) 계의 강자 올리브TV '한식대첩'이 다음 주 국내 최정상급 MC 강호동과 함께 시즌4를 시작한다.

 안 그래도 잘 나가는 프로그램에 스타 MC까지.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격 아닌가 싶지만, 제작진은 기대는커녕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2013년 시즌1 때부터 '한식대첩'을 지켜온 현돈 PD는 2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복잡한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시즌 1, 2, 3가 너무 잘 돼서 오히려 부담이 크다"며 "잘 되던 프로그램도 언젠가 내리막길을 걷는데 지금이 그때가 아닌가 걱정이 많다"고 했다.

 이런 노심초사가 부자 몸조심 같기도 했지만, 어쩌면 변방의 케이블TV 요리프로그램을 쿡방계 강자로 만든 비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식대첩'은 시즌1 때 1% 수준이던 시청률이 시즌3에서 4.1%로 상승했다. 인기 덕분에 원래 올리브TV에서만 하던 방송을 요즘은 자매 채널인 tvN에서도 같이 한다.

 현 PD는 '한식대첩'이 지금의 상승 무드를 이어가기를 바라지만, 스타 MC나 게스트에게 기대거나 연출로 기교를 부릴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강호동씨가 들어온다고 해서 MC 분량을 늘릴 수는 없습니다. 단독으로 나오는 컷도 없습니다. 성주 형 때보다 오히려 출연 분량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현 PD는 "처음부터 출연자들과 심사위원을 연결하는 역할이고 튀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솔직히 말했는데 강호동씨도 흔쾌히 동의했다"며 "지금까지 보지 못한 강호동씨의 진지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 리브TV '한식대첩' 시즌4

 강호동을 MC로 영입한 건 음식 프로그램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제작진의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시즌2, 3를 진행했던 김성주 아나운서가 올림픽 중계방송 때문에 촬영 일정을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호동을 시즌4 포스터에 내세운 건 아직 프로그램을 보지 못한 시청자들의 접근을 쉽게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강호동씨가 들으면 섭섭할 수도 있지만 '한식대첩'은 연예인이 들어와서 시청률이 높아지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지역 고수들이 해주는 음식 이야기가 주는 콘텐츠의 힘입니다."

시즌2에서 유명 연예인들을 게스트로 초청했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이 안 좋았다고 했다. 고수의 음식을 아마추어가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느냐는 비판 댓글도 많았다고 귀띰했다.

 "시즌3는 게스트 없이 갔는데 시즌2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시즌4 촬영 중이지만 아직 게스트를 초청할 계획은 없습니다."

현 PD는 "한식대첩의 강점은 무엇보다 친숙하지만 등한시해온 한식을 주제로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가족이 모여 지역별로 대표팀을 응원하는 전국체전과 같은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한식대첩'에는 서울, 강원, 충남, 충북, 경남, 경북, 전남, 전북, 제주, 북한 등 10개 지역을 대표하는 손맛 고수들이 참여해 요리 경연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린다.

시즌4는 '충남 부부팀', '제주 시누-올케팀' 등 10팀 중 4팀이 가족팀이다. 1970년대 청와대 조리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서울팀과 북한 고위층 장교 전담 조리사 출신인 북한팀 등 화려한 경력의 손맛 고수들도 눈에 띈다.

 심사진에도 변화가 생겼다. 시즌2, 3을 같이 했던 외식 사업가 백종원이 빠지는 대신 음식 칼럼니스트 유지상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시즌1부터 함께 해온 한식 대가 심영순과 스타 쉐프 최현석은 자리를 지킨다.

 '한식대첩' 시즌4는 오는 28일 오후 8시 20분 올리브TV와 tvN을 통해 첫 방송 된다.

 현 PD는 "시즌10까지 갔으면 하지만 단기 목표는 시즌4의 성공"이라고 했다.

 최근 화두인 '한식 세계화'에 대한 소신도 피력했다.

 "한식 세계화 좋지만, 한식이 뻗어 가려면 먼저 지역의 음식이 살아나야 합니다. 한식이 살아야 세계화도 되는 겁니다. 향토 음식이 고갈되고 없어진다면 세계화도 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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