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의문사를 둘러싼 미스터리

진실 추적하다 만난 신기한 능력 지닌 아이들과 오싹한 모험

 

(연합뉴스)4년 만에 팀 버튼 감독이 직접 연출한 미스터리 판타지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하 ‘미스 페레그린’)은 기묘하고 독특한 캐릭터들이 뇌리에 남는 영화다.

소년 제이크는 자신의 우상이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숨지자, 그가 남긴 단서를 쫓아 시간의 문을 통과한다. 제이크는 그곳에서 미스 페레그린(에바 그린)이 돌보는 신기한 능력을 지닌 아이들을 만나며 다양한 모험을 겪는다.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영화는 밝고 유쾌함과는 거리가 멀다. 괴물과 초능력, 2차 세계대전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등장하면서 어둡고 음산한 기운을 풍긴다. 그러면서도 인형에 심장을 넣어 살아 움직이게 하는 능력을 지닌 소년이나 뒤통수에 괴물 입이 달린 귀여운 얼굴의 소녀 등 오싹하면서도 허를 찌르는 반전 캐릭터들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별종일 뿐”인 이 아이들은 팀 버튼이 그동안 ‘비틀쥬스’, ‘가위손’, ‘유령신부’ 등을 통해 선보인 남다른 개성을 지닌 아웃사이더들과 연장선에 있는 듯 보인다.

또 거대한 해골을 형상화한 할로게스트 등 일부 캐릭터들은 팀 버튼의 전작 ‘크리스마스 악몽’이나 ‘유령신부’ 등을 떠올리게 해 ‘팀 버튼 표’임을 각인시킨다. 극 중 인상적인 설정 중 하나는 페레그린이 괴물 할로 게스트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계를 24시간 거꾸로 되돌려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살도록 하는 것이다.

이야기는 이후 시간을 공간을 뛰어넘으면서 다소 복잡하게 전개되지만, 이를 따라가지 못해도 큰 무리는 없다.

후반부 아이들과 할로게스트가 벌이는 대결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아이들의 눈알을 먹어치우거나 아이들을 덮치며 위협하는 할로게스트의 모습에 거부감이 드는 관객도 있을 수 있다. 팀 버튼은 그러나 “아이들이 이런 (오싹하고 무서운) 영화를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여배우 에바 그린이 페레그린 역으로 나와 범상치 않은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랜섬 릭스의 베스트셀러 원작을 영화화했다. 9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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