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주(편집국 부장/제천지역 담당)

▲ 장승주(편집국 부장/제천지역 담당)

제천시 국장급 공무원과 시의원이 조례 개정안 처리를 놓고 술자리 시비 끝에 서로 주먹다짐을 벌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이번 폭력사태의 원인은 ‘스토리 창작 클러스터 사업’과 관련 ‘제천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을 놓고 제천시와 시의회가 대립각을 세우며 발생했다.
‘스토리 창작 클러스터 사업’은 국비와 도·시비 229억원을 들여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등이 머물며 창작 활동을 하는 집필실, 예비 작가 연수시설, 영상자료실, 세미나실 등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제천시는 현재 회기 중인 244회 제천시의회 임시회에 ‘제천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을 제출했으나 소관 상임위에서 수정 통과되면서 창작 클러스터 관련 부분은 사실상 부결됐다.
제천시는 개정안을 오는 27일 본회의에 수정 상정해 원안대로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며, 본회의 통과를 위해서는 전체 의원 13명 중 4명이 수정 발의하고 7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에 제천시 국장급 A공무원은 B의원을 만나 술자리를 갖고 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찬성을 부탁했고 B의원이 이를 거절하면서 시비 끝에 폭력사태로 이어졌다.
제천시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인 기초의회가 생긴 이래 발생한 초유의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임시회 의사일정을 중단하는 등 강경한 모습이다.
시의회는 성명을 내고 제천시장은 제천시민 및 제천시의회에 사과와 아울러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고 직권남용 및 불법적인 지시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사를 받고 관련공무원을 즉각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근규 시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폭력사태에 대해 제천시의 시장으로서 깊이 사과하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이 허용하는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의회는 전체의원의 동의로 시정책임자인 이근규 제천시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집행부와 시의회의 냉기류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 시장은 이번사태 원인이 중요 시정 사안을 설명하고 협력을 구하는 취지의 자리가 폭력사태로 희석되고 말았고 이 사건을 ‘술이 원수다’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며, 사건의 발단이 된 이 사업이 제천시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인지, 시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인지 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야 시와 시의회가 갈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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