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신홍경 기자) 최근 청주에서 한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이 선수들을 폭행한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프로선수 출신인 A감독은 지난 22일 기숙사가 있는 단재교육연수원 운동장에서 1학년 선수 5명을 야구방망이를 이용해 폭행했다. 방망이로 때리는가 하면 머리를 손으로 때리거나 발로 가슴과 배를 걷어찼다. 선수들이 식사를 늦게 해 훈련이 지체됐다는 이유에서 말이다.

구타를 당한 학생 중 1명은 머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왜 맞고만 있냐, 신고하면 되지’라고 가볍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일반 학생의 경우 자신이 담당 교사한테 폭행을 당했거나 욕설만 들었다 해도 곧바로 학교나 부모님에게 폭행사실을 폭로한다. 이게 당연한 행동이다.

그러나 운동선수들에게 교사에 의한 폭행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선수이기 전에 학생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스승이 자신들의 실력향상을 위해, 좋은 대학교에 보내주기 위해 때린다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이해한다.

또 부모를 걱정시키지 않으려 입을 닫는다.

선수들은 지도자의 폭행은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견뎌야 될 과정이라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학생들을 폭행한 지도자는 선수들을 우승시키기 위해, 최고의 선수로 키우기 위해 욕심을 부린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어떤 이유를 들어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국내 스포츠계는 맞으며 운동했던 선수들이 지도자가 돼서 똑같이 제자들을 때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도자들은 선수들의 인격을 존중해주고 그때의 어리숙함을 이해해야 한다. 진정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말이다. 아직도 선수들을 ‘사랑의 매’라는 타이틀로 훈련시키고 있는 지도자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사람답게 좀 삽시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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