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은 땅값·재산권 제한 뿔난 주민 반발
때늦은 지구 지정…수익성 담보 안 돼 대기업들 외면

▣오송역세권 도시개발 난항-충북도 관주도 개발 포기<상>

충북도가 민자 유치 실패로 포기한 오송역세권 도시개발이 그동안 민간주도의 환지개발 방식으로 재 추진돼 왔지만 최근 조합장의 독단적인 조합 운영으로 내홍을 겪으면서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동양일보는 충북의 행정수부도시인 청주시 도시개발의 전략요충지 오송역세권개발의 해법은 없는 지 2차례에 걸쳐 집중 점검한다.<편집자>

KTX오송역세권 개발은 민선5기 이시종 충북지사의 역점사업 중 하나였다. 충북도는 당초 2017년까지 민간자본 7200만원을 들여 오송역 주변 158만여㎡를 바이오 역사관, 관광관, 미술관, 체험관, 백화점 등이 들어서는 문화, 관광, 상업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었다.

오송역세권을 인근 오송 1·2생명과학산업단지와 첨단의료복합단지를 하나로 묶어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 밸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도는 오송역에서 걸어 15분 이내에 이용할 수 있는 지역(전체면적의 30∽40%)부터 단계적으로 수용해 개발하는 방식을 처음 검토했으나 일괄수용 개발방식을 선호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도는 일괄수용 개발방식이나 단계적수용 개발방식 모두 비용편익(B/C) 비율이 1.0을 넘지 않는 0.8과 0.82에 불과해 처음부터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임을 짐작하고 있었다.

그나마 일정지역은 수용하고, 나머지는 보상비를 개발한 땅(환지)으로 제공하는 혼용 구역분할 방식의 B/C비율이 1.16으로 가장 타당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지만 일괄수용 개발방식을 선호한 주민들을 설득하는 데 끝내 실패했다.

이렇게 도가 머뭇거리는 사이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충북개발공사에 의뢰해 작성한 사업설명서 조차 포스코, 대림, 롯데, SK 등 대기업 유치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011년 3월 오송역 주변 3.3㎡당 논과 밭의 시세는 60만∼100만원, 대지는 150만∼200만원 정도였다면 지금은 400만∼500만원으로 뛴 상태다.

도가 당시 오송역세권 개발을 위해 책정한 금액은 7200억원, 보상비는 4200억원이었다. 이 한도 내에서 대기업을 유치해야 성공적인 개발이 이뤄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지가에 대비한 개발이익 환수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은 쉽게 나서지 못했다.

2017년까지 1000억원 상당이 들어가는 156m의 상징타워와 의료, 쇼핑, 휴양레저 기능을 갖춘 5개 타워빌딩(4000억원)을 조성하겠다던 충북도의 역세권 플랜은 끝내 현실화되지 못했다.

개발계획 초기만 해도 충북도의 오송역세권개발 플랜은 순항했다. 세종시가 원안대로 조성됐고 2015년 4월 2일 이뤄진 호남선 KTX오송역 개통 준비가 착착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북도는 2차례에 걸친 민자 유치 개발자 공모에 실패하면서 오랫동안 오송역세권이 도시개발예정지구로 묶여 재산권행사에 나서지 못했던 주민들의 거친 반발에 부딪히면서 결국 관주도의 오송역세권 개발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충북도는 2013년 4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위기 등으로 인한 민자 유치 실패를 이유로 들어 관주도의 오송역세권 도시개발 사업 포기를 선언했다.

당시 설문식 경제부지사는 “환지개발방식의 2차에 걸친 민자 유치 공모에 나섰으나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로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며 “더 이상 주민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는데도 한계에 이르러 관주도의 도시개발 사업을 포기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부동산개발업자는 “충북도가 KTX오송역 일대 도시개발예정지구 지정을 너무 늦게 해서 이미 땅값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에서 시작하다 보니 투자 대비 수익성 보장이 안 되는 상황이 됐고, 결국 사업자를 찾지 못한 게 관주도 개발의 가장 큰 실패요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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