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은 노벨문학상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는 10월 6일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전 세계적으로 노벨문학상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고은(高恩·83) 시인은 지난 2002년부터 무려 14년간이나 해마다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자로 물망에 올라 올해에도 한국 국민들이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런데 영국 베팅업체 래드브룩스(Ladbrokes)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7)가 배당률 5대 1로 노벨 문학상 수상 0순위로 떠올랐고, 케냐 작가 응구기 와 시옹오(Ngugi wa Thiongo·78)가 배당률 7대1로 2위, 미국 작가 필립 로스(Philip Roth·83)는 배당률 8대1로 3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고은(83) 시인은 배당률 33대1로 공동 11위에 그치고 있어, 올해에도 고은 시인이 노벨 문학상을 탈 가능성이 적다고 한다.

그렇지만 고은 시인은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해외번역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고, 고은 시인이 낭독회와 강연회 등 해외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도 관심을 모았다.

승려 출신인 시인의 불교적 시세계도 서구 사회에선 화제였다. 노벨 문학상이 작가의 정치적 이력도 감안한다는 점에서 민주화 투쟁을 한 작가의 삶도 충분조건이 됐다.

고은 시인은 70여 권의 시집에 수천 편의 시를 상재했지만, 한국 국민 다수가 암송하는 명시를 <등대지기>, <가을편지>, <눈길>, <화살> 등 4편 밖에 창작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의 시는 시의 특징인 단순성(함축성), 상징성, 애매모호성 중에서 단순성(함축성)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은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려면 다작을 지양하고 절제된 싱징적인 언어로 한민족의 정서와 민족혼이 오롯이 담겨 있는 명시를 더 많이 창작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편향돼서는 안 된다. 정권의 편을 들거나 야당에만 경도되지 않고 중립을 지켜야 한다. 물론 독재정권이거나 인권 말살과 탄압에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그러한 경우를 제외하곤 문학 자체에 충실해야 한다.

또 그의 수많은 시들 중에서 명시를 엄선, 스웨덴어와 영어로 번역 출판을 더 많이해 세계 각국에 널리 보급해야 한다.

환언하면 고은 시인이 보다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여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수준을 능가하는 걸작을 많이 창작하고, 스웨덴어 번역 출간을 현재 4권에서 최근 10년간 노벨문학상 수상자 평균인 6.6권 이상으로 많이 해 대외 문학상을 8회 이상 수상해야 한다.

민족 문학적 사고를 철저히 버리고 인류 보편의 명제와 정서에 입각한 세계문학으로서 한국 문학을 지향해야 한다. 그리고 자기 관리를 잘 해서 사이버공간에 비난이 없어야 한다. 한국 국민들이 고은 시를 많이 읽어 힘을 실어주고 외무부가 고은 시인의 시가 노벨상을 수여하는 스웨덴에 더 많이 잘 알려지도록 배전의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고은 시인의 고향인 전북 군산에 2012년 만인보 조각공원이 조성, 만인보 문학제가 개최되고 있으며 고은 시인의 자택이 있는 경기도 안성에 고은문학연구소와 만인보아카데미가 창립됐다.

1958년 등단해 58년 동안 문학 활동을 해온 고은 시인이 지나치게 정치적·저널리즘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학문적 관점의 논의를 수렴하기 위해 고은 시인의 거주지인 수원 문화재단에서 2015년 9월 11일 고은학회가 창립돼 고은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데에 보다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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