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나흘째 "거대야당 횡포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 아냐"

▲ 단식 중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29일 "국회의장의 중립 의무를 완전히 명문화하는 '정세균 방지법'이 가장 급하다"면서 "현재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에게 '탈당해서 중립을 지키라'는 이유는 여야 대치를 중간에서 조정하고 협상을 유도하라는 것인데 정 의장은 국회법이나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면서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현행 국회법(제20조 2항)은 '의원이 의장으로 당선된 때에는 당선된 다음 날부터 그 직에 있는 동안은 당적을 가질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중립 의무를 포함하지는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 출신인 김도읍 원내 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정치적 중립의무를 명문화하고 위반하면 형사 처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면서 "헌법 개정 이전에 우선 형사 처벌 조항을 강하게 명시하는 쪽으로 뜻을 모아서 국회법 개정안을 조속한 기일 내에 제출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단식 중단을 요청하려고 대표실을 찾은 정진석 원내대표, 이장우 최고위원 등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번에 끝장을 볼 것"이라며 "김형오, 강창희, 정의화 등 우리가 알던 전 의장들이 우리에게 욕먹어가면서도 국회법 지키느라 정치적 중립을 지켰는데 이런 것을 깡그리 부순 의장에 계속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전날 당 소속 의원들에게 국정감사 복귀를 당부했으나 의원총회에서 거부당한 데 대해 "의원들이 문제의 본질을 뚜렷하게 파악하고 있고 결기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의원들의 뜻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진석 원내대표 등의 동조 단식에 대해서는 "정 원내대표가 건강한 몸으로 진두지휘해야 하고 길게 봐야 한다"면서 "거야의 횡포, 국회의장의 의회주의 파괴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만류했다.

이날까지 나흘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는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계속 어지럽고, 자꾸 눈이 감기는 등 어제부터 안 좋은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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