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르미 그린 달빛’ 두 배우의 변신

- 꽃선비 김윤성 역 진영

영화 ‘수상한 그녀’ 철부지 뮤지션서

외모·학식 고루 갖춘 명문가 자제로

- 무사 김병연 역 곽동연

드라마 ‘넝쿨째…’ 백치미 전교꼴찌서

‘역적의 자손’ 고독한 무예고수 완벽소화

 

“이 배우가 그 배우였어?”

화제의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반전 매력을 과시하는 두 배우를 지켜보는 쏠쏠한 재미도 안겨준다.

‘꽃선비’ 김윤성 역의 진영(25)과 무사 김병연 역의 곽동연(19)이다.

두 배우는 각기 대대적으로 흥행했던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방점을 찍었다는 점, 그리고 그때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현재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이룬다.’

쭞 ‘수상한 그녀’의 반지하, 매력적인 꽃선비로

아이돌그룹 B1A4의 진영(25)이 배우로 눈길을 끈 작진영은 주인공 오말순(나문희 분)의 금쪽같은 손자 ‘반지하’를 연기했다.

반지하는 밴드를 하는 철부지 청년으로, 다시 스무살로 돌아간 오말순이 가수로 무대에 서게 되는 것도 손자의 앞길을 열어주기 위함이었다.

‘수상한 그녀’는 이후 TV에서 시시때때로 재방송돼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봤다. 하지만 이 영화의 반지하가 지금 ‘구르미 그린 달빛’의 꽃선비 김윤성이라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첫 영화였던 까닭에 진영이 ‘수상한 그녀’에서 보여준 연기는 어색했고, 경직됐다.

그랬던 그가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는 순정파 꽃선비를 능숙하게 그려내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캐릭터 자체가 혈기방장한 철부지 뮤지션에서 문무를 겸비한 능력 있는 명문가 자제로 바뀐 덕분이기도 하고, 2년 사이 진영의 연기력이 성장한 덕분이기도 하다.

실력을 겸비한 자의 여유로 무장한 김윤성은 남장여자 내시 홍라온(김유정)을 향한 다정다감한 태도와 순정으로 여심을 녹인다.

여기에 빼어난 무술실력까지 갖춰 그가 칼을 휘두르며 싸우는 모습도 근사하게 표현된다.

쭞 일자무식 전교 꼴찌, 고독한 무예의 고수로

청소년 시절 4년의 세월이면 ‘폭풍 성장’이 이뤄진다. 곽동연도 딱 그렇다.

2012년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전교 꼴찌를 다투던 고등학생 방장군이 바로 그다.

당시 방장군에게 붙은 설명은 ‘입만 안 열면 멋진 놈’일 정도로, 외모만 보면 잘생긴 반항아 같지만 입만 열면 무식함이 탄로 나는 코믹한 캐릭터였다.

멀쩡한 외모 덕에 여학생들로부터 선물 공세를 받지만, 고등학생이 되도록 너무 아는 게 없고 이해력도 달리는 방장군은 과장되게 희화화된 면도 있었지만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최고 시청률 45.3%를 기록하며 방송되는 6개월 내내 큰 사랑을 받았던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그 방장군이 잘 커서 ‘구르미 그린 달빛’의 진중한 무예의 고수 김병연이 됐다.

역적의 자손이라는 멍에를 짊어진 채 살아가는 김병연은 고독하고, 말이 없으며, 곁을 잘 내주지 않는다.

그런 그가 세자(박보검)와 홍라온을 지키기 위해 조용히 펼치는 마음 씀씀이와 호위 무술은 그래서 더욱 울림이 크다.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믿음직하고 충성스러운 무사 김병연을 연기하는 곽동연도 4년 전 방장군을 연기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는 이 역할을 통해 청소년에서 어른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쭞 윤성과 병연, 원작과 다른 점은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18부의 드라마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윤성과 병연의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드라마는 공통적으로 이 둘의 캐릭터를 원작보다 좀 더 순화시켰고, 원작의 설정을 조금씩 바꿔 드라마의 속도감에 두 인물의 역할도 맞추었다.

홍라온이 여인임을 한눈에 알아본 것은 원작과 드라마가 같지만, 원작에서는 김윤성이 그런 홍라온을 처음에는 이용하기 위해 접근했고 그가 역적의 자손임도 일찌감치 알고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원작은 그를 ‘지옥의 야차(사람을 괴롭힌다는 사나운 귀신)와 다를 게 없다’고 묘사하기도 한다.

김병연은 역적의 자손이라는 점, 세자와 죽마고우라는 점은 원작과 드라마가 같다.

하지만 세자를 주군으로 깍듯이 모시는 드라마와 달리 원작에서는 김병연이 세자와 말을 트고 지내며, 세자를 친구처럼 편하게 대한다. 또 드라마에서는 비밀 조직 백운회의 수장이 상선(장광)이지만, 원작에서는 바로 김병연이다.

 

이런 설정에서 알 수 있듯 원작에서는 김병연이 훨씬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또한 원작에서는 백운회가 세자의 비밀 조직인 반면, 드라마에서는 세자의 반대편에 선 조직으로 그려지면서 백운회의 세작인 김병연의 고뇌가 새롭게 추가됐다.

 

반면, 원작에서는 김병연도 일찌감치 홍라온에게 마음을 뺏긴 것으로 그리지만, 드라마에서는 그런 부분이 생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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