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순회 명사 시낭송회-충주

 

(충주=동양일보 윤규상 기자)짙어가는 가을 낭만을 노래하고 아름다운 시심을 전하는 순회 명사 시낭송회가 지난 30일 ‘예향의 고장’ 충주에서 열렸다.

‘우리지역 명사들의 애송시’를 주제로 이날 오후 7시 호암예술관에서 열린 시낭송회는 이덕자 (사)한국시낭송전문가협회 부회장 사회로 지역 기관·단체장과 체육인, 시낭송가 등 명사들이 무대에 올랐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공군 19전투비행단 장병 50여명이 시낭송회 품격에 걸맞게 전원 약정복을 입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고, 충주 대원고 학생들은 단체관람을 통해 시심(詩心)을 학습하기도 했다.

첫 번째 무대에 오른 조길형 충주시장은 한명희 시 ‘비목’에 이어 평생 처음으로 한글을 배운 열린학교 허정애씨가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며 쓴 시 ‘희망의 편지’를 애잔하게 표현했다.

이어 김경인 시인이 무대에 올라 윤동주 시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을, 손창일 충주문화원장이 이근배 시 ‘금강산은 길을 묻지 않는다’를, 9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 수상자 장경미 시낭송가가 유영삼 시 ‘쑥대밭’을 청중에게 전했다.

이어진 무대는 성악가 베이스 박광우씨가 양명문 시를 변훈 작곡가가 곡을 붙인 ‘명태’를 품격 있는 목소리로 선사했고, 김동욱 충주교육장이 자작시 ‘대추를 말리며’를, 박등 시인이 자작시 ‘탑평리에서’를 들려줬다.

처음으로 시낭송회 무대에 오른 장완기 자유총연맹 충주시지회장은 시낭송가 못지않은 ‘감정이입’으로 심훈 시 ‘그날이 오면’을 낭송했고, 정종현 충주시승마협회장은 자신의 인생역정과 닮았다며 도종환 시 ‘담쟁이’를 선택해 청중들에게 멋진 목소리로 선사했다. 14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은상 수상자인 안춘화 시낭송가는 오탁번 시 ‘영희누나’를 선보였고, 이어진 무대는 김진미 풍유무용단원들이 아름다운 군무로 ‘꿈은 미을을 타고’를 멋진 춤사위로 선보였다.

시낭송회 중반부에는 출연자 전원이 처음으로 시낭송회 무대에 오른 명사들로 꾸며졌다.

첫 번째로 이종갑 충주시의회 의장이 김춘수 시 ‘꽃’을 낭송했고, 김낙정 충주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노천명 시 ‘들국화’를, 심홍방 충주의료원장은 정양 시 ‘물 끓이기’를 들려주며 초보답지 않는 시 음률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14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금상 수상자인 김효진 시낭송가는 안도현 시 ‘양철지붕에 대하여’를 들려줬고, 색소폰 연주자 안태건씨는 예전 서수남·하청일이 번역해 부른 Chet Atkims 곡 ‘Yakety Axe’를 화려한 색소폰 ‘스킬’로 들려주기도 했다.

시낭송회에 후반부에서는 청년 시절 전국 웅변대회에서 각종 상을 휩쓴 이언구 충북도의원이 무대에 올라 시인이며 독립운동가인 이육사 선생의 일대기를 설명하며 ‘광야‘를, 11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은상 수상자 박상희 시낭송가가 정호승 시 ‘강변역에서’를 들려줬다.

백경임 예총 충주지회장은 이해인 시 ‘꿈을 위한 변명’을 낭송했고, 12회 전국시낭송경연대회 대상 수상자인 허지영 시낭송가는 관록 있는 목소리로 윤선도 시조 시 ‘오우가’를 들려줬다.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은 마무리 인사를 통해 “충주는 늘 문화의 중심이라는 생각”이라며 “충주지역 명사와 시인, 시낭송가, 관객 모두가 오늘 최고의 수준을 보여줬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명사를 무대에 세워야 하는 이유는 그들은 나와 내가족보다 이웃과 모두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이라며 “그분들을 돋보이게 해줘야 그 지역과 그 시대가 빛난다”고 시낭송회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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